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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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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드리고 싶었어요”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0.07.26 11:19
  • 호수 8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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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학생, 의료원에 그림 기증

충남예술고등학교 미술과에 재학 중인 전혜원(3년·한국화) 학생이 그림으로 희망을 전하고 있다. 청양군보건의료원 곳곳에 직접 그린 한국화 15점을 기증한 것.
혜원 학생은 청양 출신으로 현재 대전에서 거주하고 있는 전용춘(50·청운대학교 인테리어학과 교수)·김은숙(46) 씨의 1남1녀 중 장녀로 부모를 따라 청양을 자주 오가다 이와 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

혜원 학생은 고3이 된 지난 3월부터 시간을 쪼개 작품을 그려 의료원에 전달하고 있다. 2학년이던 지난해 학교 예술제에 ‘자개와 한국화 분채물감을 이용해 달팽이가 정중앙에 크게 표현된 작품‘을 선보였는데 이 작품도 의료원에 전달했다.

“지난겨울 대전의 한 대학병원에 있는 ‘희망의 벽’에 관한 소식을 신문에서 접했고 언젠가 청양의료원에 갔을 때 하얀 벽이 차갑게 느껴졌던 생각이 났어요. 그림이 환자들과 소통의 장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터라 의료원에도 그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부모님께 그림을 걸어 놓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용기를 주시더군요.”

이후 의료원에 그림 기증의사를 밝혔고, 의료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특히 예술제에 출품했던 그림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삶의 모습’을 담고 있어 의료원에 안성맞춤이었다.
혜원 학생은 고3이라는 입시 중압감과 정규수업으로 밤 11시가 넘어야 일과가 끝나지만, 의료원에 보낼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힘이 솟았다고 한다.

혜원 학생은 또 지난해 주말을 이용해 대전의 아동문화센터를 방문해 그림지도 봉사를 하기도 했으며, 올해에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장애를 가진 친구들을 지도해 주고 있는 등 학창시절을 알차게 보내고 있다.
“아직 배우는 학생으로 부족한 제 그림이 외부에 걸린다는 것이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의료원에 오시는 분들이 제 그림을 보시고 조금이나마 마음의 평안을 얻으실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양의료원 전용화 진료부장은 “직원들은 물론 의료원을 방문하시는 환자들께서도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고 말한다”며 “아직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해 준 것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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