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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피해농가보상 ‘현실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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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피해농가보상 ‘현실성 없다’
  • 이존구 기자
  • 승인 2010.07.26 09:52
  • 호수 8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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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농가들, 정부보상 허실 조목조목 지적

구제역 발생에 따라 죄 없는 가축을 살처분한 축산농가들이 간담회를 갖고 현실적인 피해보상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정산면사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한 피해농가들은 역학조사 후 혈청검사 결과도 기다리지 않고 살처분을 강행, 재산피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안겨준 처사에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하는 한편 정부가 내놓은 보상책의 허실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농가들은 우선 경영자금 대출의 문제점부터 지적했다. 최인성(목면 대평리) 씨는 “경영자금은 말이 지원이지 농가부채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담보가 있어야 대출받을 수 있다”며 “정부기관발 재난인 만큼 담보를 없애고 무이자 혹은 1퍼센트 정도로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매몰 대상지와 볏짚 보상 문제도 거론됐다. 이병기(정산면 마치리) 씨는 “농지에 가축을 매몰한 농가의 경우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했고, 이경인(정산면 남천리) 씨는 “못 쓰게 된 사료용 볏짚도 소각한 후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생활안정자금도 거론했다. 이중휘(청남면 상장리) 씨는 “새끼를 내고 어미소로 출하하려면 3년 정도 기간이 걸린다”며 “생계안정자금이 6개월에서 3개월로 줄어든 것은 죽으라는 소리나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혈통송아지 보상 문제를 거론한 강희제(정산면 송학리) 씨는 “혈통우는 적어도 30만원에서 50만원 정도 더 주고 구입해야 한다”며 “보상액 20만원~30만원은 현실을 도외시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장학순 피해대책위원장은 정신적인 보상에 대한 요구사항을 밝혔다. 그는 “구제역에 걸린 것이 아니라 역학조사에 의해 살처분 됐는데도, 이웃들마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직접 적인 피해도 크지만, 정신적인 피해는 금전적으로 환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날 축산농가들은 책임 있게 답변할 관계자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도 울분을 터뜨렸다. 한 농가는 “축산농가의 목숨이 걸린 일에 6급 계장을 달랑 내보내는 것은 농가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겉으로만 농가들을 생각하는 듯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실질적인 보상에는 한계가 있는 이강현 군 농림과 축산담당과 담당자, 축산기술연구소 송석오 소장, 직원 등이 참석했을 뿐이다.

농가들은 또 축산기술연구소를 폐쇄할 것도 요구했다. 조한성(정산면 광생리) 씨는 “기술연구소는 주민들에게 보탬이 되지 않고 악취를 내뿜는 등 피해만 주고 있다”며 “구제역 발생 후에도 사과는커녕 말 바꾸기로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축산기술연구소의 지역경제 기여도 또한 도마에 올랐다. 정기철(정산면 신덕리) 씨는 “연구소에서 오염물질을 배출시켜도 충남도 관할이라 청양군에서는 따지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축산농가들은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2, 3차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1주일 안에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한편 청양군의회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이기성)는 지난 21일 군청 상황실에서 ‘축산농가의 현실적 피해보상을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기 위해 축산농가 간담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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