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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함께 일하니 재밌고 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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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돕고 함께 일하니 재밌고 신나지”
  • 이순금 기자
  • 승인 2010.05.03 10:44
  • 호수 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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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 작천리, 공동못자리 설치로 주민화합 훈훈

예년에 없는 이상기온 탓에 비와 바람을 동반한 쌀쌀한 날씨로 사람들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던 지난달 말, 대치면 작천리에서는 그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주민들이 함께 공동못자리 설치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27일 하루 동안 진행된 작천리 공동못자리 설치 작업에는 같은 마을 여덟 농가 20여명의 주민들이 참여했으며, 주민들은 3000상자의 모판을 만들어 황인철(58·작천리)씨 소유의 논에 넣고 부직포를 덮는 작업을 함께 했다.  

작천리 공동못자리 설치 작업은 매년 이맘 때 쯤 한 차례씩 해 오고 있는 것으로, 주민들은 벌써 20여 년 째라고 역사를 전했다. 특히 공동못자리 작업은 점점 농촌인력이 노령화·부녀화 됨에 따라 노동력 부족 해소와 생산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주민 간 화합은 물론 “그 모습이 너무 훈훈하고 보기 좋다”는 이웃의 칭찬까지도 듣고 있을 정도다. 

“매년 4월 25일 했는데 올해는 이틀 늦어졌네요. 25일이 일요일이었고 날도 추워서요. 한 농가에서 2, 3명씩 나와 함께 일을 합니다. 농촌이 점점 노령화 등으로 일손이 부족해지고, 또 농토가 많지 않은 분들은 모를 사다 심기도 그렇고 해서 함께 못자리를 해보자 생각한 것입니다. 주민들과 함께 일하니 힘도 덜 들고 좋아요. 또 비록 1년에 한 번이지만 요즘은 보기 드문 새참을 함께 먹는 즐거움도 새롭죠. 이렇게 공동못자리를 해 놓으면 서로 오가면서 관리하고 그러다보니 잘못될 우려도 없습니다.”

오래전부터 작천리 공동못자리 설치작업을 위해 기꺼이 모판을 만드는 기계 구입·제공과 자신의 논을 내어주고 있는 황인철씨의 말이다. 
이날 공동못자리 설치 작업에는 마침 시간이 허락된 젊은 청년에서부터 가장 연장자인 김삼순(79) 할머니까지 나와 일손을 보탰다. 특히 여든을 앞둔 나이에도 정정한 모습이었던 김씨 할머니는 “왜 장갑도 끼지 않고 일 하세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맨손으로 해야 일이 더 잘 돼”라며, “오늘 아침까지 비가 내리더니 뚝 그쳤네. 올해도 풍년일거야”라고 환한 웃음을 건네기도 했다.

“모판 만드는 기계가 놓여있는 땅이 판판하지 않아 기계 균형 잡기가 조금 힘들어요. 약 3미터 정도만 판판하면 좋겠어요.” 마을 주민들의 한 목소리다. 
작천리를 지나치는 사람들은 공동못자리 설치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 어김없이 발길을 멈춘다. 그리고 “함께 일하시는 모습이 좋네요. 열심히 하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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