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의용군 끌려가 반세기 생사 끊겨
“얼굴이 둥글넙적 헌것 같기도 허고 세월이 하도 오래 흘르기두 허구 살아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안혀봐서 그런지 얼굴조차도 기억이 잘 난다”면서도 “바로 위 오라버니가 북에 살아있어 우리들을 찾는다는 사실이 반가우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어 세상에 둥둥 떠 있는 것 같다”는 이상회(65)씨는 지난 16일 북한접식자회가 보내온 8·15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에 있는 이상두씨(65)의 누이동생이다.
비봉면 양사리 들말이 고향으로 한국전쟁 때 의용군으로 끌려간 이상두씨가 아버지 이종연(103), 어머니 김씨(95), 형 상목(76), 동생 상회(여. 64), 상기(62), 상룡씨(59)를 찾는다는 보도가 나왔어도 이씨의 가족들은 살아있으리라고는 생각도 않했다고 한다.
혹시나 했던 서울사는 이상두씨의 동생 상기씨가 먼저 알고 양사리집에 연락을 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상두씨가 찾는 가족중에 아버지는 38년전에, 어머니는 91세때 돌아가셨으며 형 상목씨 역시 작년 1월에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아래 여동생 상회씨는 양사리와 가까운 홍성군 장곡면 대현리에 살고 있고 상기, 상용씨는 서울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상두씨가 찾는 가족중에 맨 큰형님인 이상옥씨가 빠져있는데 역시 5년전에 사망했다. 대신 지금 고향에는 두 형수황남순씨(71)와 김순안씨(68)가 아래윗집 살며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맨큰형수 황남순씨는 이상두 시동생에 대한 기억을 “생기기도 잘생겼고 그당시에 청양으로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성격이 활발해 활동성이 많았다”고 회고하며 “시어머니께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그 아들의 생사를 몰라 한번만 봤으면 한다고 애원하다 가셨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전쟁후 몇해를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 필경 죽었을 것이라고 식구들이 여기면서도 이씨의 어머니만큼은 평생 그 아들을 잊지 못해 가슴앓이를 너무 많이 해 사진도 없앴다고 한다.
또 둘째 형수 김순안씨도 “사람이 죽잖으면 만난다더니 꿈만 같고 정신이 혼동될 정도”라고 한다.
두 형수는 이상두씨와 헤어지기 전 결혼해 한집에서 살았기때문에 기억을 갖고 있었다.
이상기, 상용 두 형제는 어려서 헤어진 형님을 만날 생각에 일도 손에 안잡히고 만나면 부모님 묘소에 성묘라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여동생 상회씨도 “이보다 더 기쁜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살아있다는 게 그저 고맙고 오는 15일 꼭 상봉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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