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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고 살았으면 만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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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않고 살았으면 만난다더니…
  • 청양신문
  • 승인 2000.07.23 00:00
  • 호수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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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의용군 끌려가 반세기 생사 끊겨
비봉 양사리 출신 이상두씨가 찾는 세동생 살아 있어

6·25때 의용군 끌려가 반세기 생사 끊겨

“얼굴이 둥글넙적 헌것 같기도 허고 세월이 하도 오래 흘르기두 허구 살아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안혀봐서 그런지 얼굴조차도 기억이 잘 난다”면서도 “바로 위 오라버니가 북에 살아있어 우리들을 찾는다는 사실이 반가우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어 세상에 둥둥 떠 있는 것 같다”는 이상회(65)씨는 지난 16일 북한접식자회가 보내온 8·15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에 있는 이상두씨(65)의 누이동생이다.
비봉면 양사리 들말이 고향으로 한국전쟁 때 의용군으로 끌려간 이상두씨가 아버지 이종연(103), 어머니 김씨(95), 형 상목(76), 동생 상회(여. 64), 상기(62), 상룡씨(59)를 찾는다는 보도가 나왔어도 이씨의 가족들은 살아있으리라고는 생각도 않했다고 한다.
혹시나 했던 서울사는 이상두씨의 동생 상기씨가 먼저 알고 양사리집에 연락을 해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상두씨가 찾는 가족중에 아버지는 38년전에, 어머니는 91세때 돌아가셨으며 형 상목씨 역시 작년 1월에 사망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아래 여동생 상회씨는 양사리와 가까운 홍성군 장곡면 대현리에 살고 있고 상기, 상용씨는 서울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상두씨가 찾는 가족중에 맨 큰형님인 이상옥씨가 빠져있는데 역시 5년전에 사망했다. 대신 지금 고향에는 두 형수황남순씨(71)와 김순안씨(68)가 아래윗집 살며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맨큰형수 황남순씨는 이상두 시동생에 대한 기억을 “생기기도 잘생겼고 그당시에 청양으로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성격이 활발해 활동성이 많았다”고 회고하며 “시어머니께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그 아들의 생사를 몰라 한번만 봤으면 한다고 애원하다 가셨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전쟁후 몇해를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아 필경 죽었을 것이라고 식구들이 여기면서도 이씨의 어머니만큼은 평생 그 아들을 잊지 못해 가슴앓이를 너무 많이 해 사진도 없앴다고 한다.
또 둘째 형수 김순안씨도 “사람이 죽잖으면 만난다더니 꿈만 같고 정신이 혼동될 정도”라고 한다.
두 형수는 이상두씨와 헤어지기 전 결혼해 한집에서 살았기때문에 기억을 갖고 있었다.
이상기, 상용 두 형제는 어려서 헤어진 형님을 만날 생각에 일도 손에 안잡히고 만나면 부모님 묘소에 성묘라도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있다.
여동생 상회씨도 “이보다 더 기쁜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살아있다는 게 그저 고맙고 오는 15일 꼭 상봉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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