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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노력부터 해야 의회 신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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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 노력부터 해야 의회 신뢰 가능하다
  • 이진수 기자
  • 승인 2009.01.23 09:09
  • 호수 7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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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청양군의회 경쟁력강화를 위한 제언 ②-1

[글싣는 순서]
① 제대로 일하기 위한 전문성강화 시급
② 의회 신뢰는 자정 노력으로부터
③ 권위주의에서 주민대표로의 회귀

지난해 소규모 지역균형개발사업에 들어간 예산은 14억9322만원이었다. 이 사업비는 청양군의회 의원들의 재량에 따라 투입됐다. 의원들이 투입한 이 예산은 ‘재량사업비’ 또는 ‘의원사업비’로 불린다. 의원들이 재량껏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라는 뜻이고, 군의회는 지금까지 이 예산을 관행처럼 사용해 왔다. 하지만, 어느 의원이 어디에 어느 만큼의 예산을 썼는지 아는 사람은 극소수다. 아니, 의원 자신밖에 모른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의원들이 이 예산을 어디에 썼는지 스스로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고, 잘못 사용한 예도 없다며 입을 다물고 있다. 청양군의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두 번째 제언은, 주민대표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는 의원들의 가장 큰 덕목 중 하나가 투명성 확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의원사업비’ 어떤 예산인가
의원사업비는 예산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업비는 건설도시과에 지역균형개발사업비 명목으로 편성돼 있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군의원들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주민 건의사업이나 민간단체 보조 등에 사용하고 있다.
의원사업비를 정식 몫으로 편정하지 않는 이유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원들은 관행이라며 당연하다는 듯 주저 없이 예산을 쓴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뜻이 관철되지 않는다고 집행부에 압력을 가하기도 한다. 또 지난 선거나 다음 선거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사업비가 편중되는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지난해 예산 14억9322만원 가운데 가장 많은 사업비가 배정된 곳은 청양읍이었다. 청양읍에는 2억6443만원이 투입됐다. 반면 가장 적은 곳은 장평면으로 9439만6000원에 불과했다. 의원들의 요구에 따라 집행되다보니 이렇게 큰 지역편차를 보인 것이다.

지역별 상세 내역은 화성 1억7436만원, 운곡 1억6511만원, 남양 1억6446만원, 정산 1억4700만원, 대치 1억2653만원, 목면 1억1980만원, 비봉 1억1954만원, 청남 1억1761만원 등이다.
의원사업비의 또 다른 문제는 편성과정에서 충분한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고, 행정사무감사 때도 집행사실만 확인하고 그냥 넘어간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사업 대부분이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의원들은 지역업체에 사업을 주기 위한 방편이라고 하지만, 수주량이 적은 지역업체들은 형평성이 없다는 불만을 표출한다.

기자는 지난 15일부터 의회사무과, 건설도시과 등을 찾아 의원별 사업비 사용내역을 알려고 했다. 하지만, 알 수 없었다. 집계된 자료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예산은 애초부터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투명성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의원사업비를 폐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울시, 경기도, 경남도, 강원도, 울산시 등은 법적 근거가 없다는 감사원의 판단과 폐지 권고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이라도 의원들은 자신에게 할당된 의원사업비를 어디에 얼마만큼 썼는지 공개해야 한다. 잘못 쓴 것도 없는데 공개 못할 이유도 없다.
의원들의 말처럼 이 예산은 주민숙원사업에 들어갔다. 마을회관 보수, 농로 포장, 수로관 설치, 휴식공간 조성, 보 설치 등 모두 주민의 편리한 삶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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