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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이웃을 기분 좋게 하는 편태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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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웃- 이웃을 기분 좋게 하는 편태진씨
  • 이순금 기자
  • 승인 2009.01.19 11:21
  • 호수 7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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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소중함 알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죠? 새해에는 더욱 더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평범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하는 인사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환하게 웃는 모습과 경쾌한 목소리가 더해진다면 어떨까? 아마도 아침에 이런 인사를 나눴다면 그날 하루가, 연초라면 일 년 내내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
오늘 소개할 이웃, 바로 이처럼 항상 환한 웃음과 인사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편태진씨(40·청심디지털 대표)와 가족들이다. 다문화가족인 이들의 애환도 살짝 엿본다.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죠? 새해에는 더욱 더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평범하지만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좋게 하는 인사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에 환하게 웃는 모습과 경쾌한 목소리가 더해진다면 어떨까? 아마도 아침에 이런 인사를 나눴다면 그날 하루가, 연초라면 일 년 내내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기분이지 않을까.
오늘 소개할 이웃, 바로 이처럼 항상 환한 웃음과 인사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하는 편태진씨(40·청심디지털 대표)와 가족들이다. 다문화가족인 이들의 애환도 살짝 엿본다.

가족은 삶의 목표이자 희망
편 대표가 이렇듯 이웃들의 기분을 좋게 하는 데에는 그의 밝은 성격 탓도 있지만 이에 더해 가족들의 힘이라고 전한다.
그의 가족은 요즘으로서는 보기 드문 여섯 명이다. 자신과 일본에서 시집 온 부인 나가오찌스즈씨(41), 그리고 하영(13), 하정(11), 하진(9), 하민(3)양 등 네 딸이다.

“제가 7남매 중 다섯째인데, 어렸을 때를 생각하면 집은 항상 북적거렸지만 그것이 좋았어요. 그래서 아이들을 많이 낳게 된 이유인 것 같아요. 살아가는 데 있어 가족은 목표이고 희망인 것 같습니다. 한 명쯤 더 낳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아내가 몸이 약해서 소원이 이뤄질지 모르겠어요. 욕심이겠지요?”
이들의 결혼은 조금 특별하다. 같은 종교를 가진 교인들로 1992년 8월 25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편 대표가 23살, 나가오씨가 24살 때였다. 

“저희는 상대가 누구냐가 아니라 결혼 자체를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종교인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죠. 당시 저는 군인이었고 아내는 일본에 있었어요. 휴가를 나와 결혼 한 후 다시 귀대했고, 아내는 일본으로 갔죠. 그러다 1993년 2월 서류를 준비해 아내가 한국으로 왔습니다. 저희 가족 모두 결혼을 반대했었어요. 결국 결혼 당일 허락하셨죠.”
서로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같은 종교를 가진 이유 하나로 가족이 된 이들이었지만 결혼 후 그 어느 부부보다 위하고 아끼며 건실하게 생활해 나갔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모두에게 인정받는 모범적인 가족으로 자리를 하게 된다.

“남동생들은 종교가 없었어요. 그런데 저희들이 행복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같은 종교를 갖게 됐고, 그 덕에 둘 다 저처럼 결혼하고 다문화가정을 꾸리게 됐죠. 한 가정에서 세 명이 외국 여성과 결혼 한 것이 드문 모습이긴 하지만 모두 행복하게 생활합니다.”
편 대표의 동생 무경씨(38)는 엘리자벳아길리씨(36·필리핀)와 결혼 후 슬하에 1남 1녀를 두었으며, 무훈씨(35)도 다마다교우꼬씨(31·일본)와 결혼 후 2녀를 두고 생활하고 있다.

양국 간 문화차이 이해 해 줘야
이들이 이처럼 행복한 모습으로 다복하게 생활하고 있는 데에는 문화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우선했기 때문이라고도 말한다.
“결혼하고 3년간 떨어져 지냈어요. 통일교에서는 한국으로 시집온 외국 여성들이 우리 문화, 생활습관 등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3년간 교육을 시키거든요. 그 교육 덕분에 더 행복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만약 교육이 없었다면 갈등이 있었을 것도 같아요. 일본문화와 한국문화가 다르고, 또 서로 너무 모르니까요.”

편 대표의 아내 나가오씨는 결혼 후 독학으로 한국말을 배웠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이들이 다문화가족인 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나가오씨가 일본인이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한국말에 능숙하다.  
“결혼 후 떨어져 있을 때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무슨 암호를 주고받는 것 같더군요. 요즘 이렇게 쳐다보고 있으면 대견해요. 저도 일본인인 것을 잊을 정도이니까요.”
이들의 네 딸 중 초등학교를 입학한 아이들이 가끔 ‘엄마가 일본인이라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 속상하기도 하다’는 말을 해온다고도 이들은 전한다.

“일본과 우리나라와의 관계에 대해 배울 때라던가, 또 한참 독도관련 이야기 등을 텔레비전에서 접할 때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럴 때는 설명으로 대신해 줄 수밖에 없어요. 다행인 것은 고학년이 되면서 적응을 잘 하더군요. 엄마가 외국인이라서 아이들이 따돌림을 당한다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다문화가정이 많아져서 인 것 같습니다.”
이들의 네 딸은 두 개의 이름을 가졌다. 한국 이름과 엄마의 성을 딴 나가오 가에, 가나, 마미, 하미 등 일본이름이다. 또 아이들은 18세까지 이중 국적을 가지게 돼 두 개의 여권으로 일본으로 들어갈 때는 일본여권, 한국으로 들어 올 때는 한국여권을 사용한다. 또 자연스럽게 엄마로부터 외국어를 배울 수도 있는 이점도 있다.

부족한 것 채워줘야 ‘부부’
편 대표는 제대 후 인천 주안에서 세계일보 지국을 하다 1996년도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이후 건설회사, 전자 대리점에서 각 5년씩 근무한 경험이 있으며, 최근 2년간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 그러다 지난 해 6월 컴퓨터 수리 및 잉크 충전을 전문으로 하는 개인 사업체를 열었다.
“전자대리점에서 일을 하면서 수리 등 전반적인 기술을 배웠어요. 그 경험으로 가게를 시작하게 됐죠. 제가 출장을 가면 아내가 사무실을 봐 줍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세요. 부지런히 일하겠습니다.”

편 대표는 아침 8시부터 늦은 저녁 11시까지 바쁘게 일을 한다. 하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여서 힘든 줄 모른다고 말한다.
“요즘 성격차로 헤어진다는 부부가 많잖아요.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서로 부족한 것이 있다면 채워주면서 생활하면 싸울 일은 없는 것 같아요.”
나가오씨는 청양으로 온 후 도서관 등에서 일본어 강사로도 활동해 왔으며, 요즘은 막내가 어려 손을 놓은 상태다. 또 열심히 일하는 부부를 위해 아이들은 집안 청소며 빨래 등 알아서 척척 해 준단다.

“가훈이라면 너무 거창하지만 ‘위하여 살자’고 합니다. 나만을 위해서 살면 주변에 친구는 물론 아무도 남아있지 않아요. 앞으로도 그렇게 생활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나가오씨는 지면을 빌어 한 가지 바람을 전했다. 개에게 쏟는 남편의 사랑을 조금만 접어달라는 쓴 소리(?)다.

“딸 이름은 헷갈려하면서도 개 이름은 정확히 맞출 정도에요. 이뤄질까요?”
나가오씨의 바람이 이뤄질지 다음 기회에 한 번 확인을 해 봐야겠다.
편태진, 나가오찌스즈씨 부부, 그리고 가족들과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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