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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건 중심의 사고로는 지역경제 회생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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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건 중심의 사고로는 지역경제 회생 어렵다
  • 박태신 기자
  • 승인 2009.01.19 10:25
  • 호수 7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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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2009군정방향 비판적 검토②

새해를 맞아 2009년 주요 군정에 대한 검토를 기획했다. 3회로 나눠 연재하는 이번 기획은 올 최대의 이슈인 도민체전을 비롯, 개발중심의 지역경제, 군민의 삶의 질 등으로 나눠 살펴본다. 이번 호에는 2009년 군 예산의 분석을 기초로 산업단지와 도민체전 관련 시설, 외국인체험마을을 비롯한 관광지 개발사업, 전선지중화 사업을 필두로 한 시가지 개발사업 등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토건사업 중심의 사고에 대해 짚어보았다.

[글싣는 순서]
① 도민체전의 성공적 개최
② 토건 중심의 경제활성화
③ 군민의 삶의 질 높이기

2009 개발사업 목록
2009년 지역개발사업 중 주민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것은 아마도 산업단지 조성과 기업유치일 것이다. 지난해 입주가 확정된 학당농공단지의 ‘에디엠21’은 5월말까지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군은 에디엠21에 지원할 입주보조금으로 100억원의 예산을 세웠다. 수도권 기업이 지방에 이전할 경우 땅값과 시설투자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했기 때문이다.

기업유치와 관련해 또 하나의 관심사는 군이 운곡일원에 조성하려 구상중인 새로운 산업단지이다. 산업단지 기본·실시계획 용역비 15억을 세운 군은 그 규모에 대해 16만 평방미터에 추정사업비가 144억여원이라고 밝혔고, 올해 안으로 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란다.

새로운 산업단지에 입주가능성을 타진해 온 M기업은 최근 경기악화로 인해 입주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여러 협력업체가 함께 입주할 때만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며 그 현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올 한해도 청양 곳곳에서 망치소리와 중장비 기계음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청양읍 송방리 일원은 올 여름까지 대형 트럭이 들락거리는 통에 교통불편이 예상된다. 올해만도 60억이 투입되는 실내체육관 공사가 7월에야 끝나기 때문이다. 이밖에 고추문화마을, 국궁장 등 대형 공사현장은 즐비하다.

지난해 청양읍 주민들은 시가지에서 펼쳐지는 갖가지 공사로 인해 불편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도민체전이 열리기 전까지 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듯하다. 청양읍 일원에서 도시계획도로 등 시가지 도로망 정비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군은 16억여원을 들여 청양읍 시장과 행복웨딩홀 간 도로를 개설하는 것을 비롯 읍 일원에서 교통광장, 보도블록, 전선지중화, 자전거 도로 등을 개설하고 정비하는데 총 50억이 넘는 돈을 투입한다.

김기룡 건설도시과장은 “상반기에 대부분 완료할 것이며, 지난해보다 더 불편을 겪게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청양군에서 관광개발은 대부분 개발사업이다. 올 한해만도 외국체험 관광마을을 비롯 까치내 관광휴양지, 지천 종합관광지, 칠갑산 오토캠핑장 등 자연환경을 파헤쳐 관광지를 만드는 사업이 대거 등장한다. 외국체험마을은 올 30억을 비롯 2011년까지 총 109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고, 까치내 종합관광지에는 올해에 25억, 오토캠핑장은 20억이 투입된다.

까치내휴양지(34억), 지천생태공원(44억), 도림온천(45억) 등은 이월사업으로 올 또는 내년에 완공된다. 지난해 선을 보인 스타파크는 본예산 예산심의에서 천문프로그램 구입 등 관련 예산 3억3000만원 전액이 삭감됐지만, 집행부는 이를 추경에 다시 편성할 태세다.
군이 추진하는 개발사업의 양태도 변하고 있다. 김기룡 과장은 “국가 차원의 사업 외에 기초 지자체가 하는 대형사업은 이제 별로 없다”고 밝힌다. 대형사업보다는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이 많다는 이야기다.
군은 올 주민숙원사업비로 34억여원을 세웠다. 이 돈은 군수, 도의원, 군의원이 나눠 쓰고 있다. 주민숙원사업비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선심성 사업’의 다른 표현이 되기도 한다.

지역경제에 대한 단선적 사고
김기룡 과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내체육관 등의 도민체전 관련 시설과, 외국체험마을 등의 관광지 개발사업은 지역발전에 기여할 ‘인프라 구축’ 차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1억원을 투입할 때 토목사업의 경우 1.6인, 건축사업은 2인의 고용창출 효과가 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청양군 토건사업의 총 지휘자가 가질 수 있는 전형적인 ‘개발중심의 사고’이다. 이러한 개발중심의 사고는 청양군 주요 참모들 대부분에게서, 그리고 청양군 주요 정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개발사업이 지역경제 회생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사업추진 과정에서 극소수의 건설업체만이 혜택을 받고 있는데다, 교통정리와 단순노동 이외의 고용창출은 없다고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토건사업이 끝난 후의 지역경제 기여도다. 195억이 투입되는 실내체육관 등 도민체전 관련 시설의 대회 후 활용방안은 추상적 수준에 그치고 있어 파급효과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지고, 관광지 개발은 이를 운영해 갈 ‘사람만들기’가 더 시급한데도 이에 대한 투자는 없다. ‘사람’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데 이에 대한 대책은 없고, 대형 관광시설만 만들어놓으면 자연적으로 관광객이 몰려들 거라는 사고 수준이다.

시설 위주보다는 청양의 특색을 살린 관광지(또는 상품) 개발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기룡 과장은 “녹색체험마을 등을 통해 마을가꾸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하지만, 녹색체험마을이나 마을종합개발사업 등 마을가꾸기 사업 역시 토건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사람만들기와 농촌경관을 살린 개발계획, 이를 통해 정신적·육체적 휴양지로서의 농촌마을가꾸기 사업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지금 청양의 농촌마을에선 토목사업과 건물 짓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특히 지원마을마다 획일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각종 건축물들은, 마을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추세로 볼 때 조만간에 유지비가 확보되지 않는 사태가 속출해 마을의 애물단지 또는 흉물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나 1세대 마을가꾸기 지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지역경제가 살아나려면 대기업이나 관광지, 축제를 포함한 주요 산업 중심으로 모든 1·2·3차 산업이 연관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산업간 부가가치가 지역내에 남는 구조를 만들어야 지역경제가 튼실해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사람에 눈을 두지 못하고 있고, 지역경제의 자기완결성에 기초한 개발정책을 추진하기보다 대형 시설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이 청양군의 지역경제 발전전략의 기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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