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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정취 물씬 풍기는 망월산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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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정취 물씬 풍기는 망월산으로 오세요”
  • 김홍영 기자
  • 승인 2008.10.06 11:20
  • 호수 7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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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자연마을과 주민숙원사업:장평면 중추1리
▲ 주민들이 중추1리에 자리한 망월산에 올랐다.

갈나무가 많은 가래울의 중앙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장평면 중추리. 크게 윗가래울인 진여울, 가운데 가래울인 물왕골과 아래 가래울인 볼모루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이 중 물왕골, 볼모루를 비롯해 장터, 산직말, 도치정골, 벌터 등의 자연마을이 중추1리에 속한다. 
“면 소재지 마을이니까 인구도 많은 편이고, 면 경제의 중심지역이라 주민 살기에 편리하지요.”

장평면 중추1리 물왕골 쉼터에 이장복(64) 이장과 주민 윤현근(85), 윤병승(72), 조혜웅(69), 윤백근(62)씨가 자리를 함께 했다. 주민들은 오랜 역사를 지닌 마을의 유래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장평초등학교 주변 윗볼모루와 아랫볼모루 사이가 오래전에 장터였다고 하데요. 지금은 농경지로 변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었데요. 삼한시절부터 볼모루에 장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어른들에게 들었을 뿐 그 흔적은 없어요.”
장터였던 볼모루는 중추리에서 가장 큰 마을이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그 명맥을 면 사무소가 위치한 장터마을이 잇고 있다.
“지금은 면 이름이 장평으로 바뀌었지만 장터서 열리는 시장을 ‘적곡장’이라해 1980년대 초 까지 주변에서 큰 시장이었어요.”

물왕골에 있는 전망 좋은 망월산
중추1리의 자연마을 중 장터가 면 소재지로서 면 경제의 중심 마을이라면 다른 자연마을은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마을 앞으로 장수평이 넓고 산으로 둘러싸여 온화한 느낌이 들어요.”
장평의 너른들을 바라보고 있는 중추1리의 물왕골. 햇빛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어 사람 살기에, 농사짓기에 좋은 땅이라 말하는 주민들이 마을에 자리한 망월산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다.

“물왕골에는 장평의 자랑이며 우리 마을의 자랑인 망월산이 자리하고 있는데 저기 올라가면 경치가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이 이장과 주민 윤백근씨가 길을 잡아 망월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산이 완만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오르기에 좋은 산입니다.”
최근에 면에서 망월산 등산로를 정비하여 등산객이 많이 찾아오는 산이 되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오솔길 옆으로 난 구절초 꽃이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울창한 나무들이 따가운 가을볕을 가려준다.
“비가 많이 오면 계곡이 좋은 곳이예요. 우리 어렸을 때 여기 계곡서 여름나던 생각이 나네요.”
나무그늘과 너른 바위가 여름 한철 더위를 잊기에 좋겠구나 하는 생각에 빠질쯤 앞서가던 이 이장이 잊었던 제 계절을 찾아준다.

“아이구 웬 도토리가 이리 많데. 올해는 도토리가 많이 열렸나벼.”
땅에 떨어진 도토리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가끔씩 멀리서 들리는 소리 ‘툭툭….’ 밤송이가 떨어지는 소리인가.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망월산을 올라가길 30여 분. 주민들이 처음 산에 오르려했던 목적지에 도착했다. 가뿐 숨을 크게 한번 몰아쉬고 고개를 드니 시야가 확 트인다.

“여기가 물왕사라는 절터가 있던 자리예요. 저기가 청남이구요. 오른쪽으로는 부여예요. 날씨가 좋은 날은 장항제련소까지 보입니다. 망월산 앞으로는 높은 산이 없어서 전망이 좋지요.”
청명한 가을날이 멀찍이 물러나 있는 산줄기까지 보여주고, 그 아래 황금빛으로 물든 장평들이 넉넉한 가을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주민들이 면 소재지에서 오르는 망월산의 주 등산로로 하산길을 택했다. 등산로 주변의 소나무 숲이 참 좋은 흙길이다. 등산로 이정표와 산 안내판 등이 서 있고, 걸음 쉬어갈 의자도 놓여있다.
“최근에 농사일에 바뻐 산에 올라오지 못했는데 시설물들이 많이 생겼네요. 등산하기 참 좋아졌어요.”

많은 군민들이 망월산을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말 속에 망월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담겨 있다. 다시 마을 쪽으로 길을 잡은 주민들을 따라가니 밤나무 산이다.
“우리 마을이 밤농사을 많이 짓거든요. 올해 날이 뜨거워서 밤이 제대로 영글지도 않고 미리 쏟아져서 밤농사가 예전보다 못해요. 메벼 농사는 대풍이예요. 고추 하우스 농사는 병도 없고, 수확도 많이 했어요. 풋고추도 잘 됐구요.”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앉아 한 해 농사 점수가 매겨진다. 일년내내 들과 밭에서, 그리고 산에서 보낸 땀이 밴 주민들의 이야기. 잘 영근 낟알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누런 빛깔을 띈 주민들의 이야기는 망월산의 가을과 함께 무르익어간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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