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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의식으로 일군 청양최고 토마토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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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의식으로 일군 청양최고 토마토 마을
  • 김홍영 기자
  • 승인 2008.09.08 11:33
  • 호수 77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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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자연마을과 주민숙원사업:청남면 중산리
▲ 가을 토마토를 심은 하우스에서 젖순 따기를 하고 있는 윤수학 이장.

청남면 중산리 하면 ‘토마토’가 떠오를 정도로 대표적인 토마토 산지로 이름난 중산리. 중산들의 하우스 면적은 총 300여 동에 토마토 생산량이 일년에 300톤. 면적으로나 생산량으로도 청양 최대 규모이고, 맛과 품질에 있어서도 중산리 토마토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이것이 100여 가구, 200여 명의 주민이 중산들에 땀을 쏟은 지 25여 년이 지난 중산리의 현재 모습이다.

중산들을 마주하고 있는 태평마을을 찾았다. 마을 한 가운데 서 있는 정자나무 아래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있다. 매콤한 내음이 나는가 싶었는데 가을볕을 받는 고추가 널어져 있고, 말린 고추를 갈무리하느라 주민들의 여러 손이 합해졌다.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일을 할 때 서로 돕고, 함께하는 것을 좋아해유. 공동체 의식이 강하지유.”

두레 풍습이 남아있는 중산리 주민들은 두터운 신뢰와 협동심으로 농사를 짓는 것이 오늘의 중산리를 있게 했다고 믿고 있다. 주민들이 이삼십 년 전의 마을 모습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시작됐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면 금강물이 넘쳐유. 들이 침수돼서 벼를 심어도 수확 못하는 것이 많았지유. 강가 쪽 깊은 들에서는 수확 못하는 것이 80퍼센트나 됐어유.”
윤수학(60) 이장이 소싯적 벼농사 짓던 사정으로 그 시절 주민들이 겪었던 어려움을 털어놨다. 해마다 침수 피해를 입다보니 주민들은 모를 심는 마음이 불안했다. 지금 심는 모를 가을에 벨 수 있을까하는 마음에서다.

기술과 노동력 공유하는 공동작업
오랜 장마 끝에 해가 나온 듯 주민들의 살림살이에 변화를 가져올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금강 제방 둑 공사로 침수를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고, 다른 지역보다 일찍 시설 하우스 농사를 시작했다. 70년대 말, 논산에서 토마토 기술을 배워온 주민을 시작으로 마을에 토마토 농사 물꼬가 트였다.
“벼농사 말고 뭔가 소득이 될만한 작물이 필요한 시기였어유. 먼저 하우스 시작한 주민들의 소득이 좋으니 점점 하우스를 시작하는 주민들이 늘기 시작했어유.”

중산리 주민 중 현재 41가구가 하우스를 하고 있으며 작목반을 구성하고 있다. 우수한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었던 데에는 작목반을 중심으로한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이 가장 중요한 거름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농사라는 것은 같이 모여서 해야지, 돈 된다고 혼자 농사 져야 그게 되나요? 여기는 여럿이 토마토 농사를 함께 짓는 것이 뭐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아유.”

하우스 설치에서 이식, 정식까지 공동 작업은 기본이 되었다. 농가에서 각자가 농사를 지으며 얻은 경험을 서로 나눈다. 그렇게 해가 바뀔 때마다 함께 들에서 땀을 흘리고, 머리를 맞댄 열정이 토마토 생산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쌓이기 시작했고, 노동력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우스 일이 혼자 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유. 무슨 일 있다고 하면 자기 일 하다가도 제쳐두고 다른 사람 하우스로 달려갑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함으로써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을 삶 속에서 느끼고 살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산리는 현재 청남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마을이다. 50대 후반까지의 젊은 세대도 전체 가구수의 반을 차지한다. 다른 지역에서 이 마을로 하우스 농사를 짓겠다 이사를 오려는 이들도 가끔 있다. 주민들은 이 모두가 다른 마을에 비해 살기가 괜찮은 살림 형편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 사람이 많고, 떠나는 이보다 여길 지키고 가꾸는 이들이 많은 것이 우리 마을의 가장 큰 힘이지유.”
윤 이장은 이제 중산리가 현재의 모습에 머물지 않고 더 좋은 농작물을 생산하는데 힘을 모으겠다는 말로 미래 중산리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 중산들 하우스에는 가을 토마토가 재배되고 있다. 젖순을 따고 가지를 세우는 일이 한창인 요즈음, 땀방울의 결실로 오는 10월이면 가을 토마토를 딸 수 있다. 그리고 수확 후 연말에는 봄 토마토 정식을 한다. 시설이 잘돼 연중 어느 때나 구애받지 않고 토마토를 생산한다.
“이제 농한기는 말로만 남아있지 우리 마을은 언제나 농번기예유.”
토마토의 최대·최고 생산지의 명성을 이어나가기 위해 중산리 주민들은 계절의 변화에도 변함없이 여전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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