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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아름다움 빛나는 무지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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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의 아름다움 빛나는 무지개처럼
  • 박미애 기자
  • 승인 2008.09.01 15:01
  • 호수 7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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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 국경을 넘어 이웃으로 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다문화사회…이방인이 아닌 동반자 만들기

국제결혼 증가에 따라 다문화 자녀들의 출생도 매년 늘고 있다.
다문화사회를 이루면서 이주노동자들에 비해 유독 다문화여성들에게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국제결혼이 여성들에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 그들 2세들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향후 10년 후면 농촌의 주역이 될 수도 있고,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우리 사회의 커다란 비중을 차지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청양의 경우 118명의 다문화가정 중 자녀들은 137명으로 미취학아동이 84명, 취학아동은 53명이다. 게다가 이주여성들의 연령이 대부분 20대이기 때문에 아이들의 수 역시 계속해서 늘어갈 것이다.
또한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통·폐합의 위기를 맞고 있는 농촌의 시골학교에서는 다문화 자녀들이 학교를 유지하는데 버팀목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만큼 다문화가정의 자녀교육문제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교육지원 등 아직 다문화 자녀들에 대한 정책은 미흡하기만 하다. 그나마 군에서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대상으로 학습지를 지원해주고 있으나 정작 교육기관에서는 아무런 대책 마련도 세우지 못한 상태이다.

단점보다 장점 살려가는 교육필요
지금까지 우리는 여성들에게 혹은 그들의 자녀들에게 한국의 문화만을 알도록 강요해왔다. 그들의 문화에 대해 알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한국사회는 오랫동안 단일민족의 신화를 지켜왔기 때문에 인종, 민족, 문화적 소수자를 배려하고 보호하는 데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한국인의 강한 동질성과 동질의식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는 사고를 조장해 이질적인 것에 대한 배타성과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비관용성을 키워왔다.
단일민족을 강조하는 것은 한국 땅에 사는 다양한 인종들 간의 이해와 관용, 우호 증진에 장애가 될 수 있으므로 현대 한국사회의 다인종적 성격을 인정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나가야 할 것이 급선무이다.
특히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엄마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집단에서 선을 가르는 구분이 없어져야 한다.

또 다문화 자녀들이 한글에 서툴다는 이유로, 학습능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이들의 장점을 키워내기보다는 단점만을 들춰내고 미래가 무궁무진한 아이들의 발전가능성을 막아서는 안 된다.
국제이주기구(IOM) 김철효 과장은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그저 언어가 조금 딸릴 뿐이지 훨씬 더 많은 잠재능력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라며 “다문화가정 2세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인식·부각시켜 한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인재로 키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흡수가 아닌 포용의 시각으로
말로는 다문화가정이지만 사실 거기엔 ‘다문화’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한국문화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공생사회 등 2007년 이후 다문화라는 용어가 트렌드로 범람하고 있고, 이에 따른 정부의 외국인 관련 정책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제 다문화사회는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화두다.
그러나 현장의 상황은 다르다. 우리는 다문화사회에 대해 ‘민족적 문화적 다양성이 중요하게 부각되는 사회’라고 말하지만, 한국사회는 단일민족주의 전통이 가진 배타적 정서 때문에 다문화사회로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문화용어 범람의 시대에서 우리는 한국의 전반적 경향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한국염 대표는 “다문화가정은 무지개가정이다. 무지개처럼 자기 고유의 색깔을 다 갖고 있어야 하는데 현재 우리사회는 다문화가정이라 언급하면서 자기 색깔을 다 죽이고 있다. 이것이 과연 열린 다문화로 가고 있는 모습인가 생각해야 할 때”라며 의문을 던졌다.
이처럼 현재 우리의 다문화가정에는 다문화가 없다. 다양한 문화를 포용하지 못하고 그저 한국식 가정만을 강요하고 흡수되기를 바라고 있다.
차이를 다양성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한 현 사회에서 우리는 좀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동반자로 지역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공동체적 사고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또 그들의 자녀들이 하루빨리 한국사회의 이방인에서, 가정과 인생의 주체가 되는 동반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교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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