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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화·조직화, 적정한 수준의 산지유통센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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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화·조직화, 적정한 수준의 산지유통센터 필요
  • 박태신 기자
  • 승인 2008.08.25 11:13
  • 호수 76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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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에서 농협 연합사업단의 가능성은?

그동안 본지는 여러 유형의 산지유통센터를 취재·보도했고, 군내 농산물유통조직의 문제점도 살펴보았다. 이번 호에는 청양의 산지 유통조직 조직화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특히 선진 산지유통조직을 함께 견학한 군과 농협군지부, 지역농협에서 유통업무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발전방안을 모색해 보았다.

[글싣는 순서]
1. 산지유통조직 혁신의 필요성
2. 청양 농산물유통조직의 문제점
3~5. 선진 산지유통센터 유형들

6. 청양 산지유통조직 혁신방안

각 작목반 하나로 묶어야
취재팀은 부여의 농협 연합사업단에서 조직화 방안의 전형을 볼 수 있었다. 부여 농협연합사업단은 부여군 농협군지부 소속 직원들이 맡고 있으며, 지역농협 유통담당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또 지역농협별로 품목별 작목반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생산자 조직이 지역농협별로 짜임새 있게 연결돼 있으며, 이를 농협연합사업단이 총괄하고 있다. 연합사업단은 유통업무를 총괄하는 것은 물론이고, 마케팅분야의 전문성과 시장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자신감은 향후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데까지도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다.
타 지역의 연합사업단도 비슷한 양태를 보이고 있지만, 부여군의 조직력은 단연 돋보였다.

청양에서 농협연합사업단이 가능한 지를 물었더니, 청양군 농협군지부의 홍영부 차장은 “예전에 청양에서도 연합사업단을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규모가 적은데다 작목별 통합이 어려워 더 이상 진전을 보지 못하고 해체했다고 전했다.

화성농협의 김종욱 전무는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몇가지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농협연합사업단을 하려면 품목 선택과 조직화방안이 중요하다. 작목반 통합이 불투명한 멜론 보다는 방울토마토이 작목반 규모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김 전무는 특히 “부여와 달리, 청양은 연합사업단 사업의 대상이 되는 품목과 수량이 대부분 산동지역에 치우쳐 있어 10개 읍면 전체를 총괄하는 사업이 되기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청양읍을 비롯한 산서 5개 읍·면의 농산물 규모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정산농협 전무로 재직하면서 산지유통센터 건립과정을 총괄한 바 있는 그는 군내 시설의 중복투자와 규모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연합사업을 하려면 공동선별 등이 관건인데 소규모 시설이 여러 곳에 있다보니 결국 규모화도 안되고 인건비 등의 생산원가만 높아지는 결과를 빚고 된다고 말했다.
토마토의 경우 군내 유통전문가들은 군내에 산재해 있는 작목반을 모두 묶고, 엄격한 선별과정을 거쳐 공동브랜드를 통해 시장에 출하하는 연합사업의 상을 설명했다.

엄격한 선별 통한 품질관리
논산의 늘참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고 있는 상추는 국내 시장에서 최고가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장에서 타 상추보다 두 배 가까운 값을 받고 있는 이유가 여럿 있는데, 그 중 엄격한 선별이 첫 번째로 손꼽힌다. 늘참영농조합에서는 일정한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는 조합원은 제명을 시키고 있다.
엄격한 선별은 남상주농협의 곶감이나, 부여농협의 수박 등 시장 장악력이 높은 품목에서 나타나는 공통현상으로 당도는 물론이고 찹찹하게 포장하는 방식까지 동일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부여에서는 선별사의 급여를 작목반의 기금으로 지급하다 보니 선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급여를 연합사업단에서 지급하는 것을 계기로 엄격한 선별이 자리잡게 되었다고 했다.

산지유통센터의 규모와 관리 주체는
전북 장수군은 지난 2006년 총 180억원을 들여 산지유통센터를 완공했다. 국내 제 1호 거점 에피씨라 불리는 장수 산지유통센터는 올 봄 관리주체가 농협연합사업단으로 넘어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영적자가 누적되자 극약처방을 취하게 된 것이다.
장수군 사례를 통해 취재팀은 산지유통센터가 규모가 크고 현대식 시설을 갖추었다고 유통이 잘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종욱 전무는 ‘가동율’을 지적했다. 예컨대, 토마토의 선별기간이 수개월밖에 되지 않기에 나머지 기간에 라인을 가동할 수 있는 작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2월에 거점 에피씨를 완공하는 나주연합사업단의 경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처리 시설까지 갖추게 된다. 연합사업단은 나주에서 생산되는 과채류를 연중 신선처리에서 학교를 비롯 대형 급식업소에 납품하거나 대형마트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렇듯 산지유통센터는 지역내에 존재하는 품목의 규모와 생산자의 조직화, 여기에 생산량과 가동율, 판매량이 수학적으로 잘 계산된 ‘계획’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종욱 전무와 홍영표 차장은 “지자체가 산지유통센터 등의 기반시설을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군의 임승룡 유통팀장은 “지자체 재원이 충분하면 가능한 일이지만 청양군의 경우 여력이 많지 않기에 농협도 일부 자담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조심스레 밝혔다. 그는 또 군과 농협, 농민의 원할한 의사소통과 유기적인 체계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지유통센터의 운영주체에 대해서는 모두가 “농협이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들은 지자체가 산지유통센터를 만들고, 운영은 농협연합사업단이 맡고 있다는 경주나 나주 등지의 사례를 근거로 들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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