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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원곡동의 ‘국경 없는 마을’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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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원곡동의 ‘국경 없는 마을’을 가다
  • 박미애 기자
  • 승인 2008.08.18 14:55
  • 호수 7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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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이방인이 아닌 동반자 만들기
청양과 같은 농촌의 경우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인력은 불가피하며, 이들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갈수록 증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청양만 해도 이주 여성들이 한글교육에서부터 요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 지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수가 훨씬 많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은 전무하고 고용실태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이 시급함을 알 수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타 시군의 경우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다문화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대처 방안을 마련, 모색해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 국경을 넘어 이웃으로  ④

거주 외국인들 중 다문화여성들 이외에 다른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이번 호에서는 귀중한 지역의 일꾼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들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언급하고자 한다.
청양군의 경우 2008년 4월말 기준으로 군 주민등록상 인구는 3만 3417명, 외국인의 수는 396명이다. 이중 118명의 다문화여성들을 제외한 대다수가 이주노동자라고 보면 될 것이다. 여기에 미등록체류자 등을 합한다면 이주노동자들의 수는 이보다 많을 수도 있다. 

청양과 같은 농촌의 경우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인력은 불가피하며, 이들이 한국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갈수록 증가해 가고 있다.
하지만 청양만 해도 이주 여성들이 한글교육에서부터 요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 지원을 받고 있는데 반해 수가 훨씬 많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책은 전무하고 고용실태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지원이 시급함을 알 수 있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타 시군의 경우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다문화 사회에서 어떤 식으로 대처 방안을 마련, 모색해 나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경기 안산시의 ‘국경 없는 마을’
“아저씨, 매운 고추 주세요.”
“당근 샀어요. 볶음밥 해먹을 거예요. 오늘 생일이에요.”
3명 중 2명이 외국인인 안산시 원곡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외국인들이 손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정육점 대표인 이미양씨는 할 수 있는 언어만 15개 국어로 장사에 필요한 기본용어들은 이미 마스터한 상태이다. 이미양씨는 “원곡동에 외국인들이 없다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할 곳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이제 외국인들은 우리 생활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한다.

현재 안산시에 등록된 외국인 수는 58개국에 3만2512명(2008 4월말 현재)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중국동포가 1만8090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중국 3792명, 베트남 2117명, 필리핀 1713명, 인도네시아 1506명, 태국 719명 등이다. 다문화여성들은 그에 비해 적지만 그래도 3535명에 이른다.
안산시가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음을 알게 하는 수치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몰려 살고 있는 원곡동은 ‘국경 없는 마을’이란 새로운 명칭을 만들며 그들만의 거리로 변신한 지 오래다.

▲ 3명 중에 2명이 외국인으로 이미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지 오래인 안산시 원곡동 국경 없는 마을.
안산시가 이렇게 다문화사회에 진입한 주 원인은 공단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이다.
반월·시화공단을 끼고 있는 안산은 소규모 중소업체와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이 몰려있다.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은 한국근로자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종사하며 우리의 산업역군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심지어 이들이 없으면 공장을 멈춰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안산은 다문화 공동체 사회로의 정착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대표적으로 외국인주민센터를 들 수 있다. 2008년 3월 문을 연 이 곳은 외국인들의 각종 편의를 지원하기 위해 안산시가 직접 설립한 전국 유일의 정부기관이다. 이 센터에는 17명의 공무원이 상주하고 있으며 거주 외국인 대표자 회의를 구성해 각국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365일 연중무휴로 센터를 운영하며 외환송금센터를 유치해 주말에도 문을 열고 21개국 80명의 외국인모니터 요원을 두고 있다. 또 8개국 8명의 이주민통역지원센터를 운영 각종 민원 및 상담을 도 맡아하고 있다. 또한 한국어 교육, 기술(귀환) 교육, 컴퓨터 교육, 국제결혼가정 지원 센터 등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무료진료센터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들이 안산시와 조화를 이루고 살아갈 수 있도록 열린 국제도시로서의 기틀을 닦아가고 있다.

안산시 외국인주민센터 김창모 소장은 “끊임없이 유입되는 외국인들 막을 수 없다면 같이 공생해야 한다는 생각아래 안산시의 명운을 걸고 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주민센터는 안산시의 26번째 주민센터 개념으로 거주외국인도 주민으로 시민과 동일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거주외국인 지원행정의 네트워크 중심 기능을 수행하는 중요한 발판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주민과 거주외국인, 지역사회가 상호존중 하고 이해해 나갈 때 문화의 다양성은 물론 국제도시로의 위상확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도시의 경쟁력은 문화적 다양성을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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