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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드림…한국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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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드림…한국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어야
  • 박미애 기자
  • 승인 2008.08.11 17:09
  • 호수 7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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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 국경을 넘어 이웃으로 ③
▲ 호치민 영사관 입구에는 이주여성 관련 기사를 모아 놓는 게시판이 있다.

다문화사회…이방인이 아닌 동반자 만들기

지난호에서 언급했듯이 청양 다문화 여성들(118명)의 출신국을 살펴보면 베트남 44명, 필리핀 29명, 중국 23명, 일본 14명, 캄보디아 3명, 우즈베키스탄 2명, 몽골 2명, 브라질 1명 등으로 베트남이 가장 많다.
나라마다 성향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대다수 결혼중계업체를 통하는 경우가 많고 종교단체나 아는 지인을 통해 한국에 오고, 때로는 직접 만나 청양사회의 일원으로 편입된다. 그중 베트남은 결혼중계업체를 통한 중매혼이 가장 성행하는 나라이다.

청양 다문화 여성들의 제일 큰 중심의 축이 되고 있는 베트남의 국제결혼 실태를 살펴보고자 한다.
90년대 후반부터 한국 이주 급증
베트남 현지의 통계에 의하면 2003년에서 2005년까지 약 3만 2000명의 베트남 여성이 외국인과 결혼했다. 주요 대상국은 한국, 대만, 중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이다.
90년대 중반까지는 대만 남성과의 결혼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과 한국으로의 이주 노동이 확산되면서 현재는 대만을 앞질러 베트남 결혼 이주 여성을 가장 많이 유입하는 국가로 한국이 꼽히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94건에 불과했던 베트남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2006년 1만131건으로 급속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동안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은 총 2만5576명(2001년~2007년)으로 초기 2001년에 134명이었다가 2007년에는 7956명으로 급증, 매년 8000명이 한국으로 시집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으로 시집오는 대부분의 베트남 신부는 남쪽 호치민 출신지역의 농촌 여성이 대부분이다.

국제결혼, 중개업자 돈벌이 수단 전락
해마다 베트남과 많은 국제결혼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결혼 형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각종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특히 베트남과의 국제결혼은 상업화된 결혼중개시스템을 통해 결혼이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그에 따른 피해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베트남 여성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 등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을 가다 거리에서 흔히 마주친 현수막이다. 

마음에 드는 신부를 물건 고르듯 선택해 만난 지 하루 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신부를 데리고 오는 비정상적인 국제결혼, 여성의 상품화를 넘어 인신 매매성 결혼으로까지 낙인찍힌 한국의 불법 결혼은 이미 많은 미디어를 통해 전해진 바 있다.
이 같은 문제들이 속출하면서 급기야 베트남은 법적으로 아예 국제결혼을 금지시켜버리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베트남에서 국제결혼은 불법이다. 단 예외 조항을 붙여 베트남 여성연맹을 통한 국제결혼은 허용하고 있다. 즉 베트남 여성연맹 산하의 허가를 받은 결혼지원센터를 통한 결혼만 합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베트남에서는 국가 간 공식 국제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국제결혼이 양국의 중개업자간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무법천지의 불법 결혼중개가 늘고 있다.
한국에서 베트남 여성과 결혼하려면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이 든다. 실상 왕복 비행기표와 결혼비용 일부를 제외한다고 치더라도 턱없이 많은 금액이다. 이는 상당한 돈이 고스란히 중개업자의 수입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은 중개 과정에서 서로를 알고 이해시키려는 노력보다는 과장된 허위 포장과 눈가림으로 무책임하게 성혼건수만 늘려나가 신랑과 신부, 양가가 모두 피해를 입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 여성들은 남편의 이름도 모르고 어디에 살며 직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루 만에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러한 어긋난 첫출발이 결국에는 결혼생활을 파탄으로까지 이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사전 교육 절실
여성들이 베트남에서 혼인 신고 후 한국행 비자가 나오기까지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해 공식적으로 배우는 것은 거의 없다. 설령 교육이 있어도 이를 받는 경우는 매우 적은 수에 불과하다. 한국에서 파견한 국제이주기구에서 한국문화와 간단한 한국말을 하루 교육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많은 베트남 여성들이 한국이라는 나라에 정착해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는 의문이다.
베트남 호치민 영사관의 남복현 영사는 “현재 베트남 정부는 불법업체 통계나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돼 있다"며 “불법 중개혼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마련한 여성동맹 산하의 합법 결혼지원센터를 통한 결혼은 현재까지 200명도 안 되는 실정으로 그 한계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영사는 “한국행을 원하는 이주여성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음에도 그들 대부분이 사전 준비 없이 막연한 코리안 드림을 기대하며 한국에 가려고 한다"며 “막연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한국행을 택한 대다수의 여성들은 한국의 현실에 좌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한국을 제대로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사전교육이 절실하다"며 “양국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절대 한국이 베트남보다 우월하다는 시각은 위험하다. 이주여성 문제를  단순히 결혼이라는 측면으로 이해하기보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한국행을 선택하고 있는지, 그들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며 서로 융화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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