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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유기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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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유기농업의 현재와 미래를 생각한다
  • 청양신문 기자
  • 승인 2008.07.28 14:12
  • 호수 7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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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의 메카 ‘쿠바’를 가다 …4

곡물과 석유값의 급등은 비닐로 지은 하우스와 멀칭, 난방유, 화학농약, 그리고 각종 농기계 등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우리나라의 관행농업을 파탄지경으로 몰고 있다.
반면, 수입 농수축산물은 최근의 광우병 사태를 비롯해 지엠오(유전자조작), 각종 유해성 농약 함유 등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 농업을 향해 근본적인 대안을 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우리 농업의 돌파구는 무엇인가? 그 답을 구하고자 유기농업의 메카 쿠바를 취재했다. 이번 쿠바 취재는 5월 17일부터 10일 동안 진행됐으며, 전국의 7개 지역주간신문이 함께 했다. 이번 호에는 채소, 구기자, 쌀 등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작목반 및 연구회 대표들과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군 담당자를 한자리에 초청 ‘청양유기농업의 현재와 미래, 고충과 해결방안'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글 싣는 순서]
1. 쿠바는 왜 유기농을 택했나
2.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도시농업
3. 쿠바에서 무엇을 배울것인가
4. 좌담회-청양 유기농업의 현재와 미래
5. 청양 유기농업의 과제

참석자

김근환(본지발행인)
정각현(칠갑 청정친환경연구회 총무)
임길호(수정 친환경채소작목반 부회장)
성  욱(친환경구기자연회장)
오효석(정산 참게쌀 작목반장)
이상혁(농림과 농정담당)
사회 박태신(본지 편집주간)

쿠바 유기농 사례 공유
사회자: 본지는 유기농업의 메카 ‘쿠바를 가다'라는 주제로 3회에 걸쳐 취재·보도 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청양군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고 앞으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쿠바 유기농 사례' 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김근환: 쿠바는 북한과 함께 공산주의 국가로는 유일한 곳으로 인구는 1200만 명 정도인 섬나라입니다. 미국의 경제봉쇄와 경제적 원조를 아끼지 않았던 소련의 붕괴로 관행농업 불가능(석유 부족), 의류와 식료품 공급 중단, 단전과 단수 사태 등 최악의 상황을 겪었습니다.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시행 후 43%에 불과했던 식량자급률을 100%에 이르도록 한, 친환경농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동경의 땅으로 여겨지는 곳입니다. 손바닥만 한 자투리땅이라도 살려내는 도시농업이 발달했고,  말구유통 같은 것에 흙을 담아 화단처럼 만들고 도시의 공터나 학교 운동장, 쓰레기 매립지 등을 밭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생산자인 농민들이 가공과 유통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농림부장관(700패소)보다 농장 조합원(800패소)과 농장 조합장(1500패소)이 월급을 더 많이 받을 정도로 ‘농부의 입지가 튼튼한 곳' 입니다. 국민들은 의료시설 무상 이용, 대학 무상교육을 받을 수 있어 사회주의 국가로는 성공한 국가입니다. 어려움을 뚫고 진행된 쿠바의 유기농업 실험은 대성공이었고 그 결과 ‘유기농업의 메카'는 물론, 천적과 허브를 활용한 농법과 예방의학을 중시한 결과 병원을 이용하는 국민 비율이 30% 감소되는 등 쿠바국민들의 건강은 유기농업운동 이전보다 한층 좋아졌다고 합니다. 반면 주택이 낡았고, 대중교통시설이 불편했으며, 마차·말·자전거 등과 50년 전 차가 거리에 다닐 정도인 곳도 있었지만, 수도인 아바나에는 오픈 카, 신형 벤츠 등이 다니는 등 상반된 모습도 보였습니다.

임길호: 유기농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나라가 개방된다면 다시 관행농업 쪽으로 갈 수 있는 여지는 없을까요? 농산물 판매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요.

김근환: 만났던 사람들에게 만약 화학 비료를 구한다면 다시 농사에 사용할 것이냐를 물었더니 ‘안 쓴다'고 하더군요. 유기농을 시작한 지 15년여가 됐고, 이제 그곳 국민들 머릿속에는 ‘농사는 유기농'이라는 인식이 박혀 있다고 합니다. 판매는 지역마다 학교급식, 병원에 하고, 남는 것은 시장과 직판장에서 판매합니다. 국가에서 판매 등을 책임지는 것이 아닌, 농장 자체로 수익을 창출하고 자체 배분합니다. 공산주의지만 자본주의와 같은 모양입니다. 

정각현: 정부가 관리를 해 주기 때문에 유기농이 자리 잡았다 생각됩니다. 그럼 제초는 무엇으로 하며, 유기농을 시작한 후 쿠바 국민들의 건강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요.

김근환: 200여개의 농업관련 연구기관이 있고, 이곳에서 바이오 농약, 미생물비료, 지렁이 분변토 등을 연구해 사용합니다. 또 금잔화·옥수수 등 천적을 함께 심어 그 효과를 얻고 있고, 지역마다 컨설팅 숍이 있어 유기농 농산물 상담은 물론, 판매와 지도까지 도와주고 있습니다. 평균연령이 78세일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고, 성격도 낙천적·정열적이고, 의료와 교육이 해결되니까 즐겁게 사는 것 같았습니다. 

오효석: 전체적으로 무농약으로 농사를 짓고 있습니까?

김근환: 사탕수수만 빼고 거의 모든 채소에 제초제를 쓰지 않습니다.

성욱: 쿠바에서 배울 것은 농업정책인 것 같습니다. 판매가격은 어떻게 형성되는지요.

김근환: 시장논리에 따른다고 합니다.

사회자: 쿠바는 1994년 법을 개정해 시장에서 상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음은 청양지역 농산물의 유통, 소비를 포함한 문제점 등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청양 친환경 현황과 문제점
이상혁: 군의 친환경 농업 농가는 총 609 곳 22개 품목입니다. 올해 친환경에 대한 투자 예산은 총 12억2600만원, 총 6800여 농가로 볼 때 친환경 재배농가는 극히 적습니다.

오효석: 친환경 농업을 시작한 지 3년째입니다. 특히 참게 농법은 벼가 한번 쓰러지면 농사를 포기해야만 할 정도로 관리가 어렵고, 생산비에 비해 생산량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쌀값을 조금 낫게 받아야 보충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었지만 팔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난해 제값을 받고 판 남은 쌀을 일반미로 도정해서 팔았습니다. 예를 들어 10가마를 생산한다면 2가마 정도만 제 값에 팔고 있습니다. 손해를 봅니다.

성욱: 왜 손해 보는 농사를 짓죠. 오리, 우렁이 농법도 있고, 오리의 경우 일반 관행농법보다 105퍼센트 수확한다고 합니다.

오효석: 지역상 광생리는 밭이 없고 대부분 물 논이라 하우스도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쌀농사만 짓고 있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농사를 지을까 해서 참게 농법을 시작한 것인데 유통이 어렵습니다.

정각현: 칠갑청정친환경연구회는 결성된 지 13년 됐습니다. 우리 같은 경우 교육과 관리가 병행되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자신도 모르게 제초제를 쓰는 사람도 있고, 지식이 없어 현재 오리와 우렁 농법 등으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우렁 같은 경우 자연 상태 보존 파괴 주범이라고 해서 지원이 안 되고, 오리의 경우도 똥물·조류 독감 문제 등으로 막막한 지경입니다. 제초가 어렵죠. 현장교육 부족, 생산비 과다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사회자: 생산비 절감 등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교육, 판로 확보, 인증과 관련한 사무처리 등에 대한 문제 해결이 시급한 것 같습니다. 작목별 친환경농업의 고충과 개선방안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작목별 친환경농업의 고충과 개선방안
임길호: 2007년부터 학교급식에 친환경 식 재료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저희들의 경우 학교급식을 하다보니 소비처는 확보 돼 있지만 작목반원은 물론, 군, 학교급식 담당자 등 사명감이 부족한 듯 합니다. '우리가 학교 급식 농산물 생산하고 있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명감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친환경 채소 급식 납품 농가들은 손해를 보지 않는지, 만약 소득이 안 된다면 몇 년 정도가 지나야 체계가 잡히고,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까.

임길호: 품목이 한정돼 있어 손해입니다. 하지만 당장 손해여도 나중을 보는 것입니다. 최소한 2년 안에 제대로 틀을 짜야 한다고 봅니다.

성욱: 고추를 포기하고 구기자를 선택했는데 이유는 첫째, 처음 고추 해 보려고 했을 때 다른 시·군은 열 발자국 정도 앞서 나갔고, 두 번째는 고추로는 가공의 한계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실패를 거쳐 친환경 구기자를 생산하다보니 일반관행농법보다 생산량이 떨어지지 않았고, 또 구기자 농사는 고령에도 가능하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친환경 농산물 값은 우리가 정해야 하는 데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수매해야 하고, 수매자금이 필요합니다. 가공판매도 생과로 할 수 있는 법을 연구해야 합니다. 또 앞으로 친환경보다 유기농 쪽으로 가야하는 데, 퇴비문제가 있습니다. 공장형 축사에서 나오는 퇴비는 유기농에 적합하지 않고, 유기농 퇴비 구입은 비용이 많이 듭니다.

사회자: 타 지자체의 친환경 농정을 살펴보죠.

김근환: 울진군의 경우 인구가 5만 3000명이고, 농업인구 1만2000명 중 친환경농업인구가 50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친환경농업 재배면적은 경지면적의 24퍼센트로 전국 최고 수준(2005년 자료)입니다.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세웠고, 군차원에서 민간인증기관을 설립(2005)해 울진 세계 친환경농업엑스포(2005) 개최했고, 내년에 또 개최예정입니다. 친환경농업육성조례를 제정했고, 울진 연합사업단에서 유통을 맡고 있죠. 친환경농산물 산지유통센터도 건립했고. 친환경농업 예산을 보면 올해 78억6000만원이라고 합니다. 친환경농업과와 농업기술센터에 친환경 농업과와 친환경 기술과를 두고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답니다. 이런 점으로 미뤄 볼 때 담당자들의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보며, 울진과 같을 수는 없겠지만 지역에 맞게 친환경 농산물 산지유통센터 건립 등 계획을 세워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오효석: 지난해와 올해 경기도에서 광생리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작목반뿐 아니라 농협직원 등 관계자들이 함께 왔더군요. 군이나 농협 등에서 지원을 많이 해 주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우리 군은 안 그렇죠. 행정기관과 농협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정각현: 대형마트, 대형업체에 농산물을 낸다는 것은 위험하지만 안할 수도 없습니다. 이유는 도시소비자들은 5∼10킬로그램 단위가 아니면 쓰지 않고, 또 친환경을 못 믿기 때문이죠. 청정청양만 하지 말고 군도 제초제 쓰지 않는 곳에 인센티브를 주면 어떨까 합니다.

사회자: 양평군의 경우 1997년 제초제를 쓰지 않게 하기 위해 농가에 예초기 한 대씩을 지원해 준 사례가 있습니다. 
 
성욱: 우리 군에서 지원을 많이 해 주긴 하지만 정책적으로 미흡합니다. 군 자체 친환경 브랜드가 있어야 하고, 군이 마스터플랜을 세워줘야 합니다. ‘농사지으십시오. 군이 이렇게 해 주겠습니다'하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사회자: 친환경을 담당하는 부서가 없어졌는데,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은 없으신지요.

오효석: 절실한 부서였고, 다시 생겨야 합니다.

정각현: 청정 농업지역이라는 이미지 심어줘야 하는데, 부서를 없애면서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상혁: 군 특성상 노령화로 친환경 농업이 힘들다는 것 인정하지만 힘들다는 말 이전에 교육 참여 등 관심을 가져줬으면 합니다. 또 친환경을 하면서 개별 퇴비장 하나 없다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이렇게 해 봤는데 안되니까 연구해 달라는 것이 말이 맞다고 생각됩니다. 군의 친환경 농업 지원 예산이 소규모지만 개별적으로 보면 절대 적은 것이 아닙니다. 행정운영을 하면서 친환경 교육, 선진지 견학 등 맞춤견학을 건의해 보겠습니다. 농가에서도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사회자: 홍성은 환경농업대학을 시작했고, 또 다른 곳도 이런 추세입니다. 대학을 이수한 사람들에게만 지원이 있고 해외견학도 시켜주고 있습니다. 교육프로그램 마련해 보면 어떨까요.

이상혁: 재선정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성욱: 퇴비문제 심각하고, 순환농법은 이미 깨졌습니다. 농가에서 퇴비장 안 만들었다고 질타하지만 농가에서 퇴비장 만들 수 없도록 구조가 돼 있습니다. 농가에서 퇴비장 만들어 농사지으라면 못 짓습니다.

청양군 유기농업 정책에 대한 제언
사회자: 최근 영등포구가 군에 쌀 구매 요청을 했고, 군포시 학교급식에 군의 쌀을 쓰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하지만 두개 다 성사가 안됐습니다. 생산량이 모자라서입니다. 지난 달 서울시 친환경학교급식 조례가 제정됐지만 군은 준비가 안돼 참여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군의 친환경 농업은 어떻게 나아가야하는지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성욱: 퇴비문제와 유통문제가 해결돼야 합니다. 연합사업단 구성까지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현 단계에서 풀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각현: 농가만이라도 친환경농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래를 위해 참여의식을 가져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관행농업 쪽은 교육을 많이 하지만 친환경은 그렇지 못합니다. 친환경농업 교육을 강화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효석: 노령화로 정보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생산유통에 애로사항이 많습니다. 농협, 군에서 알선해서 결연해 주면 좋겠습니다. 생산해 놓고 유통이 안돼 문제입니다.

사회자: 오늘 많은 이야기들을 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서로 대화하고 스스로의 노력들이 필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남보다 앞서서 나가시는 분들이라서 고민도 많았다고 봅니다. 좋은 방법으로 나가기 위해 청양신문도 노력하겠습니다.

정리= 이순금 기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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