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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경쟁 조직화·규모화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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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유통경쟁 조직화·규모화가 관건
  • 이관용 기자
  • 승인 2008.07.28 14:05
  • 호수 7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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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 농산물 유통혁신 2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계절별 특성 살린 산지유통센터 연중운영 시급
한미 에프티에이(FTA)를 비롯한 정부의 개방농정과 국내 대형유통업체의 유통시장 장악으로 농민들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자신이 농산물이 높은 가격에 팔릴 수 있도록 개별적인 출하는 자제하고 농협, 영농조합, 연합사업단 등을 통한 판매방식으로 유통환경 변화에 맞서고 있다.
지역에서도 유통환경 변화에 맞춰 농민들이 품목별 작목반과 연구회를 만들고 농협의 유통업무능력을 더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는 칠갑산을 기준으로 산동·산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물 품목이 다르고 농민과 농협이 규모화·전문화 되지 못해 뚜렷한 판매실적을 올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호에서는 군내 농산물의 유통과정에 대한 현주소를 살펴봤다.

[글싣는 순서]
1. 산지유통조직 혁신의 필요성
2. 청양 농산물유통조직의 문제점
3~5. 선진 산지유통센터 유형들
6. 청양 산지유통조직 혁신방안

산지유통센터 상설운영 필요
정산농협은 급변하는 시장경제에 맞춰 지난해 12월말 장평, 청남, 정산, 목면 등 산동 4개 면의 농민을 아우르는 산지유통센터를 장평면 미당리에 세웠다.
이는 그동안 작목반 형태로 산재돼 있던 유통시스템을 한곳으로 집중시키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또한 정산농협이 그동안 각 지점별로 관리하던 농산물 업무를 전문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정산농협이 군내 4개 농협 중 유통부분에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연중 가동돼야 할 산지유통센터는 지역 특산물인 토마토, 멜론 등 수확시기를 제외하곤 문이 잠겨있을 때가 많다. 이곳에 상주하면서 유통업무를 담당할 인력부족도 문제지만 연중 관리할 농산물이 없는 것이 이유이다.
이와 같은 모습은 전문인력에 의해 마케팅이 이뤄지는 농협 주관의 연합사업단과 농민주축으로 이뤄진 영농사업단 등 타 지역의 사례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이에 대해 김평수 산지유통담당자는 “농·특산물에 대한 유통업무가 통합이 안돼 현재는 각 지점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토마토를 비롯한 일부 농산물만 산지유통센터에서 공동선별·출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문 인력을 센터에 상주시키기 위해서는 연중 농산물판매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무리이다"며 “농협에서도 연중 운영방안으로 계절 농산물인 토마토와 멜론 외에 밤, 풋고추, 표고, 수박 등 농산물유통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산재된 작목반 규합이 있어야
농산물유통경쟁에서 농민들이 소득을 높이고 안정된 농산물 출하를 위해서는 규모화와 차별화 된 전략이 필요하다.
작목반을 정비해서 산지 생산조직을 규모화 하는 것은 물론 커진 조직을 바탕으로 조합이나 산지유통센터에서 상품화한 뒤 판매 전문조직이 공동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작목반별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분산된 판매성향을 보이고 있다. 농민들 스스로 유통환경의 다변화 현실을 실감하면서도 공동대처를 못하는 실정이다.
멜론의 경우 군내 173농가가 81헥타르에서 2503톤을 생산하고 있으나 남양, 장평, 청남으로 나누어져 있고 판매 브랜드와 거래처도 다르다. 현재 각 작목반별로 출하하는 규모로는 대형 유통매장과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마케팅 활동 역시 인력활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은국 장평멜론연구회장은 “청양 멜론은 맛과 향에서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각 공동선별·공동출하로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교통·통신의 발달로 시장이 규모화 되는 추세를 접한 각 작목반들도 통합을 한번쯤은 고려해 봤을 것"이라며 “선별과정, 수확량의 차이와 각 작목반의 이해관계가 문제"라 말하고, “현재 작목반 생산물량으로는 호텔, 백화점 등 대형거래처를 확보하고도 지속적인 공급이 어렵다"고 밝혔다. 

연중 공급계획 프로그램 절실
화성농협은 친환경 작목반을 중심으로 군내 학교급식을 통한 농가소득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농협이 학교에 납품하는 농산물은 쌀, 서리태, 감자, 고춧가루, 마늘, 참께 등 11개 품목이다. 이는 학교가 필요로 하는 200여 농산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쌀, 고춧가루를 제외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가의 부족으로 공급물량을 충족시킬 수가 없다. 이는 화성농협이 군내 다른 농협과 군의 지원 없이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나타나는 현상이다.
여기에 급식 공급환경도 열악해 신선도를 요구하는 채소류는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저온창고가 없고 학교별로 운반할 수 있는 냉장차량도 없는 실정이다.
당일 납품원칙으로 학교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학생수가 적은 상황에서는 인건비와 운송비가 적자라는 문제점까지 안고 있어 농가들이 꺼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내 학교별 영양사와 정보교류가 없어 정확한 연중 공급량을 알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임광순 농협급식공급 담당자는 “학생수가 적어 매일 학교급식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고 연중 공급계획량이 없어 농가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며 “그나마 일부 품목은 친환경인증 물량이 적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학교별 영양사와 정보교류가 전화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많고 연중 급식공급량에 대한 자료가 없어 물량확보가 해결돼야 하는 시급한 과제"라며 “청양대학을 비롯한 도시학교 거래처를 확보하고 지역농산물을 저장할 저온창고와 냉동차량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전국의 농산물 유통상황을 보면 개별적인 농산물 출하보다는 농민과 농협이 연합체제를 구축, 안정된 공급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안정된 공급처를 찾기 위해서는 규모화와 전문화가 뒤따라야 한다.
청양 또한 낙후된 시설과 열악한 농업환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민들이 조직화를 통해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협은 품목별 유통전담직원을 배치해 산지유통센터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군은 농민과 농협이 농산물유통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정·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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