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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다문화여성들의 삶의 곡선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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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다문화여성들의 삶의 곡선을 그리다
  • 박미애 기자
  • 승인 2008.07.28 11:58
  • 호수 7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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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국경을 넘어 이웃으로 ①
따라서 이주 외국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5주 동안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또한 이주외국인들의 보다 심층적 입장 대변을 위해 그들의 나라를 직접 방문, 현지의 입장도 함께 싣는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국경을 넘어 이웃으로
청양군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 현재는 전체인구의 1%에 이르고 있다. 2008년 4월말 기준으로 군의 주민등록상 인구는 3만 3417명, 외국인의 수는 396명이다. 이는 지난 2001년 말 군내 등록 외국인 수가 57명이던 것에 비해 약 7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현재 청양이 다문화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러한 시점에서 지자체와 주민들은 이주 외국인들을 보다 자세히 이해하고 함께 생활해가는 동반자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인식전환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특히 국제결혼의 경우에는 이주여성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2세들까지 여러 문제가 이어진다. 다문화가정 2세들은 청양의 새로운 주역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커다란 핵심의 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는 2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학교생활마저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이주 외국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5주 동안 기획시리즈를 마련했다.
또한 이주외국인들의 보다 심층적 입장 대변을 위해 그들의 나라를 직접 방문, 현지의 입장도 함께 싣는다.

농어촌 중심으로 국제결혼 급증
청양군은 인구 3만 3000명이 조금 넘는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인구는 점점 줄고 노령화가 심각해져 노동력이 한없이 부족해져가고, 마을마다 아이 울음소리 듣는 것이 더없이 귀해졌다.
젊은이들은 농촌기피와 3D직종 기피 현상으로 인해 농촌을 떠나 도시로 나가려고만 하고, 여기에 저출산 문제까지 겹쳐 농촌경제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현 농촌, 즉 청양의 실태다.

여성들이 농촌을 떠나는 경우는 남성보다 훨씬 심하다. 일자리도 없고, 모양새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농업에 종사하는 일부 성인 남성들의 경우 결혼 적령기를 놓치고 결혼하지 못해 홀로 생활하다 필리핀, 베트남, 조선족 등 외국여성들과 결혼하는 국제결혼 즉 다문화 가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5년 군내 다문화가정은 58가구였다가 2008년 현재는 118가구로 늘었다. 3년 만에 60가구나 늘어나는 등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근접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새로운 우리의 이웃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농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
하지만 농촌에서 여성으로 생활해 나가는 것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거들어야 함은 물론이고 집안일에 아이들 양육까지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해내야 한다.
다문화 가정이 농촌에 급속히 증가할 수밖에 없는 원인은 어쩌면 이러한 농촌의 현실 탓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문화여성들이 농촌으로 시집을 오다보니 그들은 한국의 낯선 언어와 문화, 생활습관까지 부딪혀 더욱 가중된 생활고를 겪게 된다.
특히 청양의 많은 다문화여성들은 한국사회 적응과정에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을 ‘언어’로 꼽는다. 대다수의 다문화여성들은 길어야 1년여의 한국어 공부 끝에, 혹은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한국 땅에 첫 발을 내디딘다. 이는 의사소통의 단절을 뜻한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속 편히 대화할 수도, 어울릴 수도 없어 삶을 더욱 곤란케 하고 있다.

문화 또한 마찬가지이다. 아들을 낳은 베트남 며느리에게 시어머니가 미역국을 손수 끓여주지만 그 며느리는 미역국은 안 먹고 닭고기만 건져 먹기도 하고,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내지 않았다고 역정을 내는 시어머니 앞에서 눈물만 흘리는 등 웃어넘기기에는 마음이 너무 아픈 일들이 수두룩하다.
이 같은 일들이 결혼 초 다문화여성들이 남편과 또는 시집식구들과의 갈등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국제결혼은 단절이 아닌 포용
다문화 여성의 출신국가도 주로 개발도상국으로 이러한 경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또 지난 2000년대 초 중국, 일본, 필리핀 출신이 많았던데 반해 최근에는 베트남, 몽골, 우즈베키스탄 출신 등으로 국적도 다변화되고 있다.
청양 다문화 여성들(118명)의 출신국을 살펴보면 베트남 44명, 필리핀 29명, 중국 23명, 일본 14명, 캄보디아 3명, 우즈베키스탄 2명, 몽골 2명, 브라질 1명 등으로 베트남이 가장 많았다.

나라마다 성향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대다수 결혼중계업체를 통하거나 혹은 종교단체, 아는 지인을 통해, 직접 만남 등으로 청양사회의 일원으로 편입 된다.
이들 중엔 신랑이 너무 좋아서 청양을 찾은 경우도 있고, 부자나라 한국에 대한 단순 동경이나 친정집에 조금이라도 살림을 보태고자 한국행을 결심한 경우 등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해서 이들 여성들이 자신의 나라, 자신의 친정 식구들을 외면한 채 한국으로 온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 나은 삶의 ‘행복’을 찾으러 왔을 뿐인데도 국경을 넘은 결혼은 다문화 여성들을 사회적 약자로 인식하게 한다. 또 여성들에게 융화보다는 일방적인 한국문화로의 편입만을 강조하고 있다.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 양수영 센터장은 “이주여성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문화만을 강요하기 보다는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고 이해해가는 과정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제 단일민족만을 고집하기보다는 각 나라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서로 보듬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호에 계속)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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