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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의 메카 ‘쿠바’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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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의 메카 ‘쿠바’를 가다
  • 청양신문
  • 승인 2008.07.07 00:00
  • 호수 76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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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으로 미국의 봉쇄정책에 맞서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곡물과 석유값의 급등으로 전 세계의 경제가 뿌리 채 흔들리고 제3세계 민중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특히 각종 농기계와 비닐하우스, 난방유, 비닐멀칭, 화학농약 등 석유 없인 농사 자체가 불가능해진 한국의 농업을 붕괴 직전에 빠트리고 있고,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도시민 모두를 빈곤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수입 농수축산물은 최근의 광우병 사태를 비롯 지엠오(유전자조작), 각종 유해성 농약 함유 등으로 인해 숱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치솟는 곡물과 석유, 사료값 뿐만 아니라 광우병 수입소 파동은 우리 농업을 향해 근본적인 대안을 구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위기에 빠진 우리 농업의 돌파구는 무엇인가?
그 답을 구하고자 유기농업의 메카 쿠바를 취재했다. 이번 쿠바 취재는 5월 17일부터 10일동안 진행됐으며, 전국의 7개 지역주간신문이 함께 했다.

[글 싣는 순서]
1. 쿠바는 왜 유기농을 택했나
2. 위기를 기회로 바꾼 도시농업
3. 쿠바에서 무엇을 배울것인가
4. 좌담회-청양 유기농업의 현재와 미래
5. 청양 유기농업의 과제

5월에 만난 쿠바인들은 정열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듯했다. 쿠바인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골목과 방파제 등 장소 불문하고 살사를 즐긴다. 흥청망청 대진 못하지만, 그들에게서 미국의 경제봉쇄로 인한 궁핍한 삶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그들은 건강해보였다.
1991년 9월 쿠바 정부는 ‘평화시의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다. 미국이 쿠바를 봉쇄하면서 국가경제는 물론 국민들이 기본생활조차 영위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쿠바에 경제적 원조를 아끼지 않았던 소련이 붕괴되기 전 그들은 사탕수수 농사만 지으면 됐다. 사탕수수를 비싸게 파는 대신 소련에서 석유와 밀, 고기, 우유를 원조 수준으로 수입했다.
하지만, 원조가 불가능하게 되자 미국은 ‘쿠바와 교역하는 모든 국가, 회사를 그냥두지 않겠다'는 으름장을 놓는 한편 법까지 제정하면서 완벽하고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했다.
석유의 절대적 부족은 모든 관행농업을 불가능하게 했고, 의류와 식료품 공급마저 중단되었다. 육식위주의 식습관을 가졌던 쿠바인들은 동유럽의 맛좋은 고기와 우유는커녕 굶주림으로 나날을 보냈다. 영양실조로 실명위기에 처하는 주민이 발생하는 등 국민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세계 제1의 무상의료 나라였지만, 가장 기초적인 의약품마저 떨어졌고, 급기야 단전과 단수로 이어지면서 쿠바의 수도 아바나는 암흑의 도시로 변해갔다.
쿠바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농정의 대전환'을 모색했다. 그 핵심은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업'이었다.

1991년 전국적으로 순환농법 권장
쿠바 정부는 1991년 이후 대규모의 국영농장을 소규모의 가족농과 협동경영으로 바꿨고, 도시와 시골 전역에 걸쳐 순환농법을 권장했다. 쿠바가 자랑하는 과학자와 의료진은 유기농업이 가능하도록 농법을 개발하고 미생물제 등의 농자재를 공급했다.

아바나는 도시면적의 40%가 농지이다. 그들은 쓰레기장 등 모든 공공용지를 농지로 바꿔 도시민들이 소비하는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농정의 대전환’ 10년의 결과로 쿠바의 도시농업은 쌀의 65%, 채소의 46%, 과일류의 38%, 식용 바나나의 13%, 심지어는 달걀의 6%를 생산했다.
쿠바의 유기농업은 △가족농 또는 협동경영 중심으로의 토지개혁 △지역 내 순환을 우선하는 유통 개혁 △지렁이 분변토를 통한 흙 살리기 △섞어짓기와 돌려짓기, 유축농법 등 순환농업의 정착 △식생활 개선 등 다방면에 걸쳐 가히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이끌었다.

이밖에 지역 내 소비를 우선으로 하는 유통개혁은 신선한 먹을거리 공급이라는 효과 외에도 수송과 저장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감하게 되었다.
천적과 허브를 활용하는 농법은 근대의학에다 전통(중국)의학을 결합시키게 됐다. 비싼 수입의약품 대신 허브를 활용하게 되었으며, 예방의학을 중시한 결과로 병원에 가는 국민의 비율이 30% 감소되는 등 쿠바국민들의 건강은 유기농업운동 이전보다 한층 좋아졌다.
쿠바는 칼로리 섭취량, 유아사망률, 의사 수, 평균사망률 등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 미국의 봉쇄가 오히려 쿠바를 더욱 건강하게 만든 것이다.

김근환 / 발행인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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