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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자연마을과 주민숙원사업-장평면 미당1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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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의 자연마을과 주민숙원사업-장평면 미당1리
  • 청양신문
  • 승인 2008.06.09 00:00
  • 호수 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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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동네가 푸른 보석 ‘풋고추’ 따는 마을로
이팔만씨가 미당장이 한창일 때인 60여 년 전 이야기를 꺼내자, 그때 하천이 넓어 건너오다가 넘어져서 참외가 둥둥 떠다녔던 기억이 난다는 말에 다들 ‘그래, 그랬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참, 좋았지’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장평면 미당1리 미륵댕이 마을 앞을 흐르는 냇가는 시원한 바람이 그리워지는 이즈음부터 동네 사랑방이 된다.
이 마을의 최고령자인 장암안씨(91)와 박봉래(72) 노인회장, 이팔만(80)·이종호(80)·이보중(81)·이 철씨(73)와 김원태(73) 노인회 총무, 우홍명(62) 이장이 쉼터 그늘 아래 모였다.

“미당장이 설 때 청남 신작로에서 여기까지 장사꾼들이 나래비를 섰어. 청남 사람들이 저 아래 강가에서 참외 농사를 많이 지었거든. 지게에 참외 지고 오고, 도림골과 천장리 고랑에서 나무 팔러 왔는데 부여 사람들이 많이 사갔지.”

이팔만씨가 미당장이 한창일 때인 60여 년 전 이야기를 꺼내자, 그때 하천이 넓어 건너오다가 넘어져서 참외가 둥둥 떠다녔던 기억이 난다는 말에 다들 ‘그래, 그랬지’ 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참, 좋았지’ 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인근 4개면 중심지 ‘미당장’ 번성
“정산·목면·장평·청남 4개 면의 중심지로 굉장히 번창했어요. 여관도 많았구. 금광이 있었거든. 근처에서 유일하게 우리 마을에 병원이 있었으니까.”
현재 정자나무 자리가 생선전이었고, 공동화장실 자리가 모시검사소, 그 옆이 싸전이었다며 장터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을 보니 미당장이 번창했을 때의 시장세를 짐작 할만하다.

그때는 미당2리와 합친 가구수가 250세대에 이르렀다. 지서(파출소)가 있어서 청남지역의 치안까지 관할할 정도였던 미당리는 1960년대에 들어서 장터 규모가 축소되면서 살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금광이 폐쇄되면서 어려워졌지요. 시장에서 장사해서 먹고 사는 이가 많았는데 돈 쓰는 사람들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요. 경작지도 적은 편이라 논 5마지기 가지고 있으면 부자라고 했다니까. 그나마 여기 땅도 지곡리나 청남 사람 땅이 많았고, 농사 부쳐 먹을 수 있는 땅이 어디 있었간.”

우홍명 이장은 ‘지금은 여기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부쳐 먹을 땅을 사들여 어깨 펴게 되었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현재 미당1리의 살림살이를 낫게 만든 힘은 주민들이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말한다.

“지금 여기 주민들이 얼마나 열심히 사는데요. 하우스에 매달려서 겨울인지 여름인지 몰라유.”
약 20여 년 전부터 하우스를 시작한 미당1리는 토마토, 수박, 메론, 풋고추 등 특수작물로 잘사는 마을로 손꼽힌다. 현재 가구 수가 110가구로 이 중 50대 중반까지가 50호에 가깝다.

“다른 곳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전부다 바쁘게 열심히 사니 그게 자랑스러운 거지.”
박봉래 노인회장은 전에 비해 인구수가 줄었지만 땅을 지키며 사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을 무척 다행스러워 했다.

풋고추농사 가장 많이 짓는 마을
현재는 하우스 작목 중 풋고추 출하가 한창이다. 이 마을 주민 열에 아홉이 풋고추 하우스를 할 만큼 풋고추는 미당1리의 대표 작물이 되었다.
“청양서 고추 상토를 제일 많이 가져다 쓰는 동네가 우리 마을이니 풋고추 농사를 가장 많이 짓는다고 할 수 있지유.”

풋고추 작목반 이성춘 총무가 미당1리의 풋고추 농사 규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려고 뒤늦게 오토바이를 타고 달려왔다.
“미당 풋고추가 품질이 좋은 편이예요. 선별 잘하고, 생식용으로 적절하게 따는 시기를 조절해서 연하고, 씹히는 맛이 좋아요.”

이성춘 총무는 “26명으로 이뤄진 풋고추 작목반은 일반농가와 차별화해 품질 좋은 풋고추를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풋고추 작목반이 생긴 것은 풋고추 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이지만 최근 5년 전부터 풋고추 농사 한번 제대로 지어보자는 생각으로 작목반원들은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농법을 실천하고 있다. 천적을 이용한 농사법으로 안전성을 생각하는 한편 지난해부터는 포장지도 새롭게 디자인해 출하하고 있다.

“지금 풋고추 값이 10킬로그램에 2만 7000원에서 3만원 정도 하는데요. 5월 중순에는 5만원까지 갔어요. 그리고 추석 전이 가격이 좋지요.”
이 총무는 풋고추 농가에서 7~8월에 후작을 해 같은 시기에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다고 덧붙인다.

4월부터 수확하는 고추를 내년 1월까지 따면 고추가 노후돼 상품성이 떨어지는데 후작을 해서 싱싱하고 연한 풋고추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미당 풋고추는 일반농가에 비해 10% 나은 값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 총무와 우 이장과 함께 풋고추 하우스에 갔다. 한낮 후끈 달아오른 열기로 풋고추가 익어가고 있는 모양이다. 풋풋하면서도 매콤한 풋고추 내음이 코끝에 와 닿는다. 풋고추 하우스 1동에서 일년 농사지으면 소득이 얼마나 돼나 궁금해졌다.

“1동에서 평균 500만~600만원 정도,  잘 짓는 사람은 700~800만원 정도 하거든요. 여기서 인건비 빼고 자재비를 제하면 일년 농사 진 결과가 나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던 이 총무는 “하지만 앞으로는 하우스 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농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털어놓는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을 생각하면 일년 농사 힘들게 지어도 인건비를 못 빼는 농가도 나올 수 있지요. 대책이 나와야 합니다.”
이 총무는 하우스시설을 현대화해 난방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직포를 이용해 보온하는 인근 지역의 이야기, 수막시설을 하면 한 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이야기 등등, 이 총무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참 많다. 이성춘 총무 같은 미당1리의 젊은 농군들이 현재 당면한 문제를 잘 풀어나가 품질 좋은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생산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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