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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을 가다= 청남면 아산리 양계장 신축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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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현장을 가다= 청남면 아산리 양계장 신축 갈등
  • 청양신문
  • 승인 2008.03.31 00:00
  • 호수 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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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법이라지만 공사 계속 저지하겠다”
khy@cynews.co.kr

주민-사업자 타협점 못 찾고 장기화 조짐
“공사를 막는 것이 위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벌금을 내더라도 우리는 축사가 들어서는 것을 막을 것이다."
양계장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과 공사를 강행하려는 사업자와의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 25일 청남면 아산리(이장 전종봉) 주민 70여 명은 모래재마을에 양계장을 짓기 위해 터파기 작업을 하고 있는 포크레인을 막아섰다.
주민들은 축사 신축 허가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막으려는 집단행동이 위법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종봉 이장은 “조상 대대로 살아온 땅에 양계장이 들어오면 냄새나고, 사람이 살만한 곳이 되겠느냐”며 축사 절대 불가라는 주민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주민 반대로 두 차례 공사 중단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초 축사 약 9900제곱미터에 대한 신축 허가가 난 후, 사업자는 9월에 1차 공사를 시도했으나, 그때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주민들은 마을에 축사 신축 허가가 났다는 소식을 접한 후, 집회신고를 내고 공사를 막아왔다. 현장 입구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고 순번제로 돌아가면서 불침번을 서는 등 공사 현장을 감시해왔다.
1차 공사 무산 후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주민과 사업자와의 만남이 있었지만 타협점을 찾지는 못했다.
사업자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안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밝히며 공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산리 주민들이 축사 신축에 대해 ‘절대 불가’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최근 아산리 지역에 오리농장이나 양계장 등을 지으려는 외지인들이 땅을 이미 사들였거나 사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말고도 몇 군데 더 축사를 지으려는 기미가 보이는데 만약 여기가 축산단지처럼 되면 땅값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주거환경이 말할 수 없이 나빠질 것이 뻔합니다."
주민들은 양계 축사가 들어설 경우 축사가 마을 전체로 확산될 것을 크게 염려하며 현재 신축하려는 축사의 공사를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입장이다.

사업자, 3차 공사 통보
양계장 신축 불가라는 주민의 입장과 공사 강행이라는 사업자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등 장기화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업자는 4월 10일 경 다시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통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청양군청 건축담당자는 “신축 허가가 난 상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공사를 막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주민과 사업자의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니 허가부서도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아산리 축사 현장에서 만난 A씨는 “축사 신축 문제는 비단 아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도청이전과 홍성·예산의 땅값 상승 여파로 청양에 대형 축사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그치지 않는 한 주민과의 마찰은 불가피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걱정했다.
김홍영 기자 
khy@c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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