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품앗이 정신을 되찾자 !
상태바
품앗이 정신을 되찾자 !
  • 청양신문
  • 승인 2001.04.28 00:00
  • 호수 4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양문화원장 안종일
노동력을 돈으로 사면 이를 품을 판다고 한다. 그러나 노동력을 노동력으로 갚아주면 이를 품앗이라 한다. 품앗이는 이웃끼리 서로 돕고 살아가는 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본래 우리 사회는 이러한 정으로 맺어진 협동생활을 마을 정서로 키워왔었다. 집을 비울 때 이웃한테 집을 봐 달라고 한다. 그러면, 이웃은 기꺼이 아이를 돌보아 준다.
이렇게 이웃이 서로 어려울 때 도와서 어렵거나, 성가시거나, 귀찮거나 하는 자질구래한 일들을 서로 해결하려는 이웃간의 정이 곧 품앗이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이웃끼리 한가족처럼 서로 먹거리를 나누어 먹는데서도 품앗이 정신이 드러나 보인다.
못먹고 못사는 세상일수록 이웃끼리 먹거리를 나누어 먹었다. 서로 어려울 때 콩한쪽도 나누어 먹는다는 인심이 우리네 고을 문화에 미덕을 뿌리 내리고 있었다.
품앗이 정신은 분명 미풍이며 양속이다. 이런 품앗이 정신이 이제는 거의 없어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 아니겠는가!
우리 조상들이 잘 가꾸었던 미풍양속은 세상의 변화에 아랑곳 않고 물려 받아 더 성하게 하는 것이 곧 문화 생활의 본분이라 생각해 본다.
품앗이 정신은 이웃 사이에서만 소중했던 것은 아니다. 60년 전만해도 군내에 고개 마루를 넘나들 때 있었던 일들이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기럭재고개, 한티재고개, 여두재고개, 구시티고개, 샛티고개 등 험준한 이 모든 고개들은 이 고개를 넘을때는 모두가 지쳐 기진 맥진하게 되는 것인데 더욱이 여름철에 목이 타는 길손들은 길가집을 불쑥 찾아들어가 물 한그릇을 요구했던 것이 다반사였다.
집주인은 이 딱한 사정을 알아차리고 냉수 한 그릇에다 간장 몇 방울을 타서 길손에게 건네주었던 것이다.
길손들은 이 고마움을 은혜로 알겠다고 인사하자 주인의 대답은 나도 타 지방에서 고개를 넘을 때 물대접을 받은 일이 여러차례 였다며 이 모두가 품앗이 정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렇듯 다정다감하고 훈훈했던 옛 품앗이 정신이 아쉬움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을 것을 확인하면서 우리 모두 근본적인 품앗이 정신을 되찾아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