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에 모 심으면
열 다섯 마지기까지
이십 오만 원 준다고 한다.
비료값은 될거라고
얼굴 붉어진 농사짓는 사람들
그러나
고리섬들 귀퉁이 전세 살던 닭들
한우들에게
집 내어주고 어디론가
떠나 버린 것도 오래 전 일이고
그들마저 이젠 누군가를 위해
집 비워주고 떠나야만 한다.
고리섬들 반으로 줄어도
절대농지로 묶인 우리 논
개발지역으로 풀려
땅값이나 올랐으면 하는 사람도
시인이라고 부르는 세상
들 가운데
아파트 키를 세우고 있고
오피스텔 버젓이 떠들고 있다
그리고
학사촌 설 거라고
농사짓는 사람들 흔들고 있다
벼바심 끝나 저물 무렵
새까만 눈
굵은 손마디에 힘을 모아
수멍 신나게 품어재끼면
토종 메기 꿈틀대던 고리섬들이었는데.
김 경 수(화성중학교 교사. 청양문학 회원)
저작권자 © 청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