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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의 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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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타인 데이의 허실
  • 청양신문
  • 승인 2001.02.10 00:00
  • 호수 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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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월이면 청춘 남녀들의 가슴은 봄보다 앞서 피어난다.
언제부턴가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되어 버린 발렌타인 데이가 있기 때문인데, 공연히 짝없는 사람들까지도 흥분하는 날이다.
원래 2월 14일은 성 발렌티노 주교의 축일이었다.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는 원정을 떠나는 군사들로 하여금 가족 걱정을 덜게 하려고 그들의 결혼을 금지시켰는데, 당시 테르니의 주교였던 발렌티노 신부는 이런 처사에 강하게 반대했다.
결국 이 때문에 발렌티노 신부는 270년 2월 14일 처형되었고, 그 후 사람들은 이날을 축일로 삼아 기념하게 되었다.
발렌타인 데이는 원래 풍습대로라면, 부모와 자식 간에 교훈과 감사의 뜻이 적힌 카드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세계 여러 나라로 퍼지면서, 발렌타인 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먼저 사랑을 고백할 수 있는 날로 그 의미가 왜곡되었고, 이 왜곡된 풍습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 바로 일본의 초콜릿 회사였다.
초콜릿 매출액을 올리려고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한다는 풍습을 조장했던 것이다.
오늘날 발렌타인 데이로 가장 재미를 보는 곳은 초콜릿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질세라 발렌타인 데이의 속편으로 나온 것이 바로 사탕회사에서 만든 경축일 화이트 데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에 대한 보상을 한다는 뜻에서 나온 날이다.
그러나 근간에 나온 새 풍속인 4월 14일의 블랙 데이는 상인들의 얄팍한 장삿속과는 별로 관계없는 날인 것 같다.
발렌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때 별 볼일이 없었던 사람들이 시커먼 옷을 입고 자장면을 먹는다는 속칭 블랙 데이는 중국집 주인들이 자장면을 팔려고 만들어 낸 날은 아닌 것 같다.
이 날은 외롭고 억울한 마음을 자장면 한 그릇으로 달래 보자는 애정에 굶주린 불우한 반쪽들이 자위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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