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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안종일 청양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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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안종일 청양문화원장
  • 청양신문
  • 승인 2001.02.10 00:00
  • 호수 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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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회초리

스승과 제자간의 정이 점점 메말라 가고 있음이 느껴지는 요즘 사회가 추구하는 인성교육보다 부모의 편협된 교육과 잘못된 편애 그리고, 자녀들에 대한 과기대 과보호로 인하여 정서적으로 불안한 청소년들을 자주 볼 수가 있다.
그로 인해 교사들의 체벌이 사회적 문제로 종종 제기되고 있다.
물론 극소수의 일부 과격한 교사가 문제이긴 하나 대부분의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엄한 학교 교칙을 적용하기 보다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사랑의 회초리를 원하고 있다는 통계 자료도 있다는 것이다.
어린 자녀들이 부모나 가정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외부로부터 받는 자극을 얼마나 소화 해낼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고, 또한 학교 성적이 떨어졌다고 본인이 좋아하는 연예인 프로를 볼 수 없다고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나약하고 경거망동하는 청소년을 볼 때마다 선조들의 슬기와 지혜를, 그리고 교육방식이 생각나고 그리워지기도 한다.
조선시대의 명필가 한석봉은 10년동안 공부하기로 한 어머니와의 약속을 어기고 집으로 왔다.
경솔함을 나무라기 보다 ‘뚝뚝’ 떡 써는 소리와 ‘바시락 사각’ 붓 놀리는 소리가 어둠속에서 어울린 다음 초롱불을 켜자 고르지 못한 글씨와 질서 정연한 떡쪽을 비교하여 잘못을 깨우치게 하였다.
어머니의 깊은 뜻을 알고, 공부에 전념하여 나라 안팎으로 이름을 크게 떨치기도 하였다.
또한, 성선설을 주장한 중국의 대학자이며 사상가인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 교육을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공동묘지 부근; 묘지쓰는 흉내, 시장부근; 장사하는 흉내, 학교부근; 예법과 공부하는 연구)를 하였으며 학문을 중단하고 집에 왔을 때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를 가위로 여러갈래로 자른 다음 “지금 학문을 그만두면 이 베처럼 노고가 헛된 것이다”라고 자식을 교육시켰다.
그리고 이항복이 재상으로 있을 때 어릴적에 가르침을 받았던 스승의 방문을 받고 남루한 옷에 그 초라함을 보고 쌀과 베 10여필을 드리니 대노하여 “내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며 호통을 쳤던 것이다.
아무리 제자가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도 스승의 덕과 품위를 손상하지 않고 혼쭐내는 스승의 기상이 금빛처럼 빛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선인들은 엄하게 자녀를 교육 시켰으나, 우리의 가정과 학교 교육은 어떠한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실력위주의 지식 전달과 입시위주의 교육. 그리고 허기증을 경험하지 못하고 풍족한 생활에 길들여진 자녀들을 위하여 참된 인간이 되라고 사랑의 회초리를 댈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남을 위해 일함에 성의를 다하지 않지았던가, 벗과 사귐에 있어 신의를 져버리지는 않았던가, 스승으로부터 물려 받은 예절을 제대로 익히지 않지았던가, (논어)등의 인성교육을 통해 종아리 치는 선인들의 교육방식이 존경스럽고 바로 이사회가 추구하는 참된 교육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현대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1+1=2’라는 틀에 박힌 해답 보다는 보다 생각하는 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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