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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천재 아닌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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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천재 아닌 인재
  • 청양신문
  • 승인 1990.09.20 00:00
  • 호수 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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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수

한 번의 잘못을 즉시 깨달아 옮게 行함은 현명한 사람이요, 두 세 번의 잘못에 깨달아 옳게 行함은 보통사람들의 짓이다. 그러나 거듭 잘못을 되풀이 하는 사람은 정말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이번 水災에 자꾸 그 생각이 든다. 백오십여명의 사망자와 십수만 명의 수재민을 낸 고향군 일산둑 붕괴사고, 서울 풍납동, 성내동 등 저지대 침수의 원인은 우리가 벌써부터 알고 있었던 일을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결과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폭우가 쏟아져 내리면 강물은 범람한다. 자연 그 강물을 막아주는 둑은 튼튼해야만 된다. 또한 둑밑의 저지대는 이에 대비한 항구적인 守防대책이 필히 있어야 했다. 알고 있으면서도 行하지 않음으로 꼼짝없이 당하고 말았다. 정말 가슴 답답한 일이다.

 

지난 9월 13일자 일간 신문에 수해를 당한 농민의 자살기사가 있었다. 수해를 당해 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까마는 黃土로 변한 논과 밭이, 아끼던 농우(農牛)가, 자식들 학비에 보탬이 됐던 종돈(種豚)을 하루 아침에 다 잃어버려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보다도 막을 수 있었던 둑의 붕괴를 꼼짝없이 당하고만 자신과 둑의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당구에 대한 질책과 원망에, 그의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제와서 누구를 탓하고 시시비비를 가린들 무엇하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래도 아직 때가 늦었다고 보지 않는다. 이제부터라도 우리는 모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눈가리고 아웅”식의 공사가 아닌 백년 대계의  공사를 다시 시작하자. 또 한편으로는 수해를 당해 고통받고 어려움에 처해있는 수해민들에게 우리들의 조그만 정성이나마 베풀어 주고 위로해 앞으로 삶에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자. 그래서 진정한 이웃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이다.

 

그러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수해민을 위로하고 상활을 판단한다는 이유로 오히려 수해민에게 피해만 주고 다니는 일부 정치가들, 그 난리통속에서도 낯짝인지 수재민들의 가재도구를 슬쩍하는 몰염치범들, 이런 때 한몫 잡아보자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재기꾼들,  이웃이 수재를 당했든 말았든 자기 배부르고 등 따뜻하니 아무려면 어떠냐는 식으로 골프나 치러 다니는 치부들 한번의 잘못은 누구나 있는 법, 그러나 거듭 반복되는 어리석음은 저지르지 말자.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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