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5:03 (수)
미주알 고주알
상태바
미주알 고주알
  • 청양신문
  • 승인 1990.10.18 00:00
  • 호수 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우리네 살림살이, 풍년거지의 설움은 언제나 가시게 될는지…

‘풍년거지가 더 섧다’는 말이 있다. 왜 풍년거지가 더 서러울까? 그 서러움은 흉년이 들어 모두 굶을때에는 ‘너나나나 매한가지로구나’ 싶다가도 풍년이들어 밥짓는 연기가 산동네에 그윽하면 느끼는 그런 서러움일 것이다. 물질적으로는 챙길만큼 챙겼을 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살고 있는 주위사람들과의 일체감이 있어야만 없어지는 것일 것이다.

 

사실 우리는 지난날동안 정말 앞만보며 정신없이 달려왔다. 언뜻 구체적으로 감도 잡히지 않는 GNP라는 수치괴물을 보며, 어떻게 하면 풍년거지의 설움을 줄일수 있느냐하는 것은 염두에 두지도 않고……. 그래서 그런지 그 ‘설움’만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달 갑작스런 늦장마는 올해도 여지없이 많은 수재민을 낳았다.

 

우리고장에서도 수재민을 돕고자 지난 6일 청양문화원 대강당에서 ‘수재민돕기 제5회 조향춤판’을 벌였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와 많은 성금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도 ‘난 이미 지난번에 정부사책에 따라 수재의연금을 냈어’하는 식으로 ‘능률과 실질을 숭상’하는 국민담게 말하는 사람들이 쓸쓸함을 자아내게 했다. 더구나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청양을 끌어가는 대표급인사들도 끼여있었느니…. 꽝꽝얼은 얼음장밑으로도 귀기울이면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법이라지만 우리네 살림살이에서는 언제나 풍년거지의 설움이 가시게 될는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