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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녹색관광 무엇이 자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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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녹색관광 무엇이 자원인가?
  • 김명숙 기자
  • 승인 2004.06.07 00:00
  • 호수 5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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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축제, 녹색관광의 궁극적 목표는 농산물 판매수익

함평나비축제 축제한번으로 6억원 수익, 2천160억원 투자유치 성공

함평 나비축제가 떼돈버는 이유
함평나비축제가 돈버는 지역축제로 성공한 사실이 청양에까지 소문나 김시환 군수를 비롯 군청의 주요인사는 물론이고 공무원과 주민 등 300여명이 다녀왔다.
나비축제 하나로 대한민국의 각 지자체로부터 벤치마킹 러시를 이루고 있는 전남 함평군(군수 이석형)은 인구 4만200명, 이중 농업인구 71%, 재정자립도가 12%에 불과한 청양군과 비슷한 곳이다.

올해 여섯번째로 열렸던 함평 나비축제는 지난 5월 1일부터 9일동안 열렸다.
이 나비대축제에 전국에서 154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으며 입장권 판매, 나르다 상품 판매 수입 등 군이 직접 거둬들인 수입만도 6억원, 거기다 골프장 건설 등 2천160억원대의 투자유치를 하면서 2008년 함평 세계 나비·곤충엑스포 개최의 기반을 다졌다.

특별한 관광지나 유적지가 없고 개발도 이루어지지 않았던 함평이 나비천지가 되어 나비보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알려진 것은 미개발지라는 자연을 다른지역보다 앞서서 1999년 친화경 생태마을 이미지를 위해 나비축제를 기획하고 자운영, 유채꽃과 나비 등 자연을 관광자원으로 개척했기 때문이다.

꽃보다 나비를 보러 함평에 갔던 사람들은 자연사박물관을 방불케하는 자운영, 유채, 무·배추꽃과 어울린 푸른보리밭은 천지로 볼 수 있었지만 나비만큼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하는 나비생태전시관에 가서야 나비세계를 볼수 있다.
나비축제가 다른지자체의 축제와 다른점은 축제를 통해 돈을 번다는 것.

나비축제의 포인트를 돈내고 보는 나비생태전시관에 두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한정된 공간에서 꽃,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 성충이 되는 나비일대기를 보며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나비곤충표본전시관 등 유료 체험관광코스를 만든게 돈버는 축제의 성공 원인이었다.
뿐만아니라 2000년 나비를 형상화한 지역브랜드 ‘나르다(Nareda. 나비가 날다.  브랜드가 뜨다를 뜻함)를 1억5천만원 들여 개발, 넥타이, 모자 등 299종의 각종 상품개발을 해 판매를 하고 행남자기 등 기업체로부터 받는 브랜드 로열티 수입만도 1억4천만원을 버는 등 지난해 나르다를 통해 얻은 수익이 33억4천만원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를 거듭할 수록 나비축제가 성공을 거두면서 축제장에 다녀간 도시민들 스스로 함평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청정농산물로 신뢰하게 되는 간접효과다. 
자운영을 심는 것은 농사를 짓는데 화학비료를 쓰지 않고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어 지난해 이지역 나비쌀 예약판매실적이 4억원을 넘어선 것과  농산물 공동브랜드 ‘함평천지’를 붙인 상추나 양파 등 각종 채소도 도시소비자들에게 인식되어 있는 것만 봐도 앞으로 함평농산물에 대한 잠재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짐작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농업인구 71%의 함평군 나비축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목적을 이루는 것이다.

서천군의 경우도 ‘자연과 사람이 하나되는 어메니티(amenity. 인간이 특정한 장소에서 얻는 쾌적함, 아름다움, 청결함, 활기 등 좋은 감정이 나타나는 상태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장소의 특성을 말함) 브랜를 개발하고 미래 발전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다.

평화와 풍요 상징하는 구례 압화
봄을 상징하는 자운영과 나비로 함평나비축제가 성공했다면 지리산 자락에 있는 구례군은 가을을 상징하는 야생화(평화)와 잠자리(풍요)를 소재로한 압화상품개발과 잠자리전시관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압화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예술작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위한 전략으로 각 분야 전문가를 참여시키고 있다는 점이 남다르다.  압화 한점을 만들기 위해 화가가 색을 선정하고 디자이너가 꽃을 만들면 기술자가 압화를 만들고 농업기술센터 지도사가 모든 부분을 총괄하는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데 인재가 곧 자원이라는 점을 활용해 성공한 본보기다.

압화뿐만 아니라 구례농업기술센터는 자연생태체험학습장과 야생화전시관을 운영하고 사라져가는 전통작물 50종을 재배, 농사체험을 할 수 있도록 녹색관광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세계시장 꿈꾸는 영천 천연염색
함평이나 구례에 비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농산물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한 상품 개발로 머지않아 전국의 주목을 받게 될 곳이 경북 영천의 천연염색이다.
포도와 양파가 지역특산물인 영천은 이미 15년전부터 이들 부산물을 이용한 천연염색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천연염색체험장과 전용전시관이 있고 전국의 공무원들이나 농공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천연염색교육이 전문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 곳이다.

학계에서도 전통과 자연을 접목시킨 천연염색에 대한 관심이 크고 한국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세계시장 진출에 대한 가능성도 갖고 있다.
이처럼 각 지자체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더 잘살기 위해 축제나 상품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세기 과학기술의 최첨단 세계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성공하고 있는 주제는 첨단이 아닌 자연, 바로 그 자체라는데 주목을 해야 한다.
그렇다면 청양은 무엇으로 자원을 삼아야 3만7천명의 군민이, 아니 다시 돌아와 4만도 되고 5만도 되는 군민이 함께 모여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을 만들 수 있을까? 최대 과제다.

칠갑산주변은 콩밭천지, 모덕사를 정신문화체험장으로
인간의 따뜻한 정과 자연의 한없는 베품이 있는 공간이 바로 청양
관광객들 “콩밭이 어디 있나요?”
청양군은 지난해부터 녹색관광, 그린투어리즘에 집중하고 있다.  녹색관광은 농촌체험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도시민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여 궁극적으로 농산물 판매로 인한 소득을 얻게  하는 것이다.

청양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개발해 돈을 벌수 있는 자원은 무엇인가
관광객들을 안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칠갑산 노래에 나오는 콩밭은 어디에 있느냐”와 “매운 청양고추를 어떻게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동안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다녀가는 칠갑산 광장과 장곡사, 장승공원 등 관광지주변 어디에도 그들이 찾는 콩밭은 없고 매운고추인 청양고추도 일정하게 재배하는 곳과 판매처가 없다.

적어도 관광객들의 주머니를 열려면 우리가 먼저 ‘이것이 좋다’라고 권하는 것 보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먼저 파악해 준비하는 것이 문제해결이 쉽다.
대중가요로 칠갑산이 알려졌다면 적어도 지금은 그 주변이 콩 천지가 되어 관광객들이 청양에 오면 순두부를 먹고 두부만들기를 체험하고 콩 따기, 구워먹기를 하는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자리잡었어야 했다.  우리가 힘들이지 않고도 관광객들이 건강식품 콩, 청정산골 콩 이라는 통일된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우리에게 큰 행운이었다.  관광객들이 청양 칠갑산 하면 콩밭메는 아낙네가 있는 산골, 콩밭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갖고 찾아왔을 때 현실로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벤치마킹이다.

올 들어서야 농림과와 읍면사무소에서 여러곳에 콩을 심는다고 하지만 이미 강원도 속초시 학사평 농업인들은 관광개발을 위해 60여만평에 콩을 심어 콩꽃마을을 가꾸면서 관광객들이 일년내내  즐길 수 있는 테마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미 2000년 70여 농가가 ‘학사평 콩꽃마을 주민자치위원회’를 만들고 지난해 제1회 순두부축제를 성공리에 이끌었고 20년짜리 콩꽃마을 프로젝트를 세워 추진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청양은 너무 더디다.

청양고추와 청양산고추의 벤치마킹 절실
다음은 청양고추다.  매운 품종 청양고추가 세상에 알려지자 지명과 품종이름이 같은 청양이 고추주산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청양사람들이야 이곳에서 매운품종 고추를 재배하지 않으니 우리와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청양을 알거나 지명을 들어본 외지인들은 청양이 생산지일거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이 호기를 이용해 청양군에서는 지역농산물 판매로 농가소득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고추구기자축제를 열고 올해 다섯번째 축제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도시소비자들이 기억하는 매운 청양고추와 청양산 고추를 이용한 적절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

관광객들에게 아무리 매운 청양고추를 청양에서 종자개발을 했는데 종묘회사가 다른지역 이름을 한자씩 따서 붙였다거나 일교차가 심한 청양지역에서 재배한 청양산 고추의 우수성을 설명해도 그들의 기억속에는 청양에 가면 매운 청양고추를 만날수 있다는 고정된 이미지뿐이다.  이 이미지를 일일히 변화시키는 것 보다 차라리 그들이 원하는 것을 우리가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이 훨씬 쉽다.

칠갑산에는 하루 평균 수백명씩 사람들이 온다.  그러나 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도 청양특산물이나 농산물을 살 수 있는 전용판매장이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비싸지 않아도 산채나물이나 간단한 농산물, 콩 가공식품 등의 ‘칠갑산’ 스티커를 붙여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면 지속적인 농산물 판매로 이어질 것이다.

자연과 인간의 상생, 장승프로젝트 필요
청양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관광객들에게 인식된 것이 콩과 청양고추라면 청양을 상징할 수 있는 것은 우리전통문화이며 자연과 인간의 상생을 테마로 한 칠갑산장승문화축제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수백년 세월이 흘러도 공동체를 지켜오고 있는 장승제뿐만 아니라 산신, 나무, 우물, 동화제 등 마을제(동신제)는 인간과 자연을 상생의 주제로 한 프로젝트로 개발할 가치가 충분하다.  21세기 번잡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은 잠시라도 일상에서 탈출하기를 꿈꾼다.  내가 살고 있는 현대적인 삶과 다른 새로운, 그러나 과학적이고 새로운 것이 아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자연적이거나 전통적인 것이 주를 이룬다.

관광객들이 기억하는 칠갑산은 노래에도 나오듯이 콩밭이나 있는 심심산골.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것도 40여개 마을에서 산신이나 나무, 우물 등 자연을 대상으로, 옛날옛적부터 화성을 탐사하는 21세기가 와도 변하지 않고 마을제를 지내며 공동체를 지켜오고 있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신비하게 볼 것이다.  

왜 그럴까라고 물으면 마을마다 자연의 혜택을 받고 사는데 자연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를 올리는, 즉 청양은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자연과 인간이 소통하면서 어우러져 사는 곳으로, 번잡한 도시인들에게 따뜻한 인간의 정과 자연의 한없는 베품이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격년제로 열리는 칠갑문화제와 접목시켜 청양을 대표하는 문화제로 키워야 할 것이다.

모덕사를 선비·정신문화 교육의 장으로
또 한가지 청양은 충절의 고장이다.  백제부흥운동과 임란충신이 나고 구한말 면암 최익현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의병들이 배출된 곳이다.  이런 정신적인 면을 살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곧고 맑은정신을 배우고 체험하는 교육의  장을 운영하는 방안이다.  선비정신과 나라사랑 정신이 베어있는 면암 최익현 선생의 유적지인 모덕사에 체험관을 짓고 교육관으로 활용한다면 한적한 곳, 자연경관도 좋은 곳에 있어 이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다.

인근 예산군의 경우 폐교된 학교를 효 체험관으로 활용해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교육의 장으로 삼고 있는 것을 보면 모덕사는 그보다 가치가 훨씬 크다.
이제 한가지라도 수요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빨리 파악해 다른지역보다 먼저 차근차근 준비해 소비자를 충족시켜 주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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