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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특별기고 - 족보와 뿌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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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특별기고 - 족보와 뿌리교육
  • 청양신문
  • 승인 2000.11.27 00:00
  • 호수 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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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계 강병식 재부군민회장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성씨를 가지고 있으며 성과 이름에 의하여 그 사람이 표시된다.
이 성씨는 나라 안에서 겨레의 혈연관계를 나타내 주고 각 씨족의 뿌리를 밝혀 준다. 이와 같이 우리는 일찍부터 가문의 혈통과 전통이 잘 계승되었고 기록으로 보존하여 온 민족이다.
나라에 역사가 있듯이 가정에도 족보가 있어 일문 종족의 혈통과 발전상을 계통적으로 기록하여 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족보는 세계에서 부러워 할 정도로 가장 발달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족보학의 종주국으로 꼽힌다.
이같이 우리는 혈통을 중시하는 민족으로서 족보를 통하여 훌륭한 선조를 찾아보고 긍지를 가지며 그 본을 받아 자손된 도리를 다하고자 노력한 것은 우리의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성씨마다 족보를 모시는 일은 지극히 중대한 일이요, 자손으로서 긍지로 여겼던 것이다.
따라서 족보란 한 종족의 계통을 부계 중심으로 알기 쉽게 체계적으로 나타낸 책으로 동일 혈족의 뿌리를 밝히고 그 혈통을 존중하여 가통의 계승을 명예로 삼는 한 성씨의 역사책이다.
결국 한 성씨의 계보로서 족보는 성씨의 역사이며 혈통을 실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
후손으로 하여금 자신의 뿌리를 알게 하며 조상의 덕업을 존중하게 되고 종족의 단결을 도모하는데 기여한 바 또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뿌리를 중시하고 가족의 역사를 간직하겠다는 선조들의 슬기를 엿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는 반상과 적서의 구별이 매우 엄격하였고 사농공상의 순서로 귀천을 구별하던 신분질서가 이어지던 봉건적인 유교사회였다.
가문에서 정승, 판서와 같은 고관대작이 얼마나 배출되었으며 그밖에 벼슬길에 얼마나 많이 전출하였는가에 따라 명문 가문이 되어 간접적인 영향으로 세도를 누리며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좋은 벼슬자리에 오르게 되면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사게 되고 부귀도 누리게 되니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이나 가문을 위해서도 입신양명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 않은가.
조선은 개국이래 519년간 27대 왕이 계승되었다.
이 기나긴 세월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벼슬자리에 올랐다가 갔는가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조사하여 살펴본다는 것은 그 범위가 너무나 방대하다.
그리하여 여기서는 당시 최고 관직이었던 정승자리를 어느 성씨에서 몇 명씩이나 배출하였는가를 알아보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조선시대 의정부에서 백관을 총괄하고 서정을 감독하던 가장 높은 벼슬이 정승이었기 때문이다.
조선의 관직은 정1품에서 종9품까지의 품계로 분류되었는데 정승자리인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은 정1품의 벼슬로 최고 관직에 속하였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왕조나 집권세력이 바뀌게 되면 권력의 이동과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조선시대에는 반상과 성씨를 소중히 하는 사회였으니 정승자리 수효를 살펴봄으로써 권문세도를 누린 성씨를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전고대방(典故大方)이라는 책을 근거로 하여 조선시대 성씨별 정승 배출의 판도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 조선 상신 씨족별 분류표(朝鮮相臣氏族別分類表) ◇
● 20명이상(1 성씨)
안동 김씨- 21명
● 15명이상(2 성씨)
전주 이씨-19명, 동래 정씨- 16명
● 10명이상(6 성씨)
청송 심씨- 13명, 안동 권씨- 13명, 청주 한씨- 12명, 여흥 민씨- 12명, 반남 박씨- 12명, 파평 윤씨- 11명
● 5명이상(17 성씨)
남양 홍씨- 9명, 광주 이씨- 8명, 문화 유씨- 8명, 연안 이씨- 8명, 청풍 김씨- 8명, 풍양 조씨- 7명, 평산 신씨- 7명, 덕수 이씨- 7명, 의령 남씨- 6명, 양천 허씨- 6명, 해평 윤씨- 6명, 달성 서씨- 6명, 창녕 성씨- 5명, 광산 김씨- 5명, 경주 이씨- 5명, 영일 정씨- 5명, 진양 강씨- 5명
● 1명이상 (27 성씨)
고령 신씨- 4명, 한산 이씨- 4명, 전의 이씨- 4명, 풍산 이씨- 4명, 양주 조씨- 4명, 경주 김씨- 4명, 연안 김씨- 3명, 대구 서씨- 3명, 용인 이씨- 3명, 기계 유씨- 3명, 진양 하씨- 2명, 한양 조씨- 2명, 장수 황씨- 2명, 교하 노씨- 2명, 능성 구씨- 2명, 거창 신씨- 2명, 여산 송씨- 2명, 순흥 안씨- 2명, 풍산 류씨- 2명, 전주 최씨- 3명, 원주 원씨- 2명, 은진 송씨- 2명, 풍산 홍씨- 2명, 경주 김씨- 2명, 삭령 최씨- 2명, 완산 이씨- 2명, 진양 류씨- 2명
● 1명 (61 성씨)
성주 배씨, 평양 조씨, 봉화 정씨, 홍주 이씨, 청주 이씨, 단양 이씨, 성주 이씨, 고성 이씨, 신창 맹씨, 통천 최씨, 청주 정씨, 영천 황보인씨, 순천 김씨, 원주 정씨, 하동 정씨, 죽산 박씨, 창녕 조씨, 신천 강씨, 회인 홍씨, 무송 윤씨, 함종 어씨, 순천 박씨, 선산 김씨, 풍산 심씨, 인동 장씨, 온양 정씨, 우주 황씨, 목천 상씨, 예안 이씨, 나주 오씨, 충주 박씨, 광주 노씨, 상주 김씨, 청주 정씨, 원주 김씨, 전주 류씨, 행주 기씨, 서산 정씨, 밀양 박씨, 죽산 박씨, 양주 조씨, 순천 김씨, 완산 이씨, 덕수 장씨, 동복 오씨, 양주 조씨, 우봉 이씨, 함양 오씨, 사천 목씨, 원주 김씨, 온양 정씨, 완산 이씨, 김해 김씨, 해주 최씨, 강능 김씨, 연안 김씨, 평강 최씨, 나주 임씨, 양주 조씨, 풍천 임씨, 임천 조씨.
◎참고문헌;전고대방(典故大方)

위의 자료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에 통용되고 있는 280여개의 성씨 중에서 114성씨에서 372명이나 되는 많은 정승이 배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성씨의 수효는 시대에 따라 증감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는데 증보문헌비고를 보면 조선 초에는 무려 4천296성이나 되던 성씨가 임진왜란을 겪은 후에는 298성으로 현저히 줄었음을 알 수 있다.
8·15 광복 후에는 다시 정리되어 248성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간에 없어진 것도 있는 반면 새로 생겨난 것도 있고 하여 현재는 280여 성씨가 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조선시대 372명이나 되는 많은 정승이 어느 성씨에서 몇 명씩이나 배출되었는가를 알아보는 일은 매우 흥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성씨별 부침이 어떠했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성씨와 관련된 내용을 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오늘날에도 우리 가문에서 어느 왕대에 몇 대 할아버지가 정승을 지냈다는 것을 족보에서 찾아보고 긍지와 자부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자손들에게 어떠한 가문이었는가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거리로 내보이기도 한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여도 뿌리 교육,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선조 대대의 전통과 숭대한 덕업을 추모하여 이를 교훈삼아 자손의 도리를 다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사람된 도리가 아니겠는가.
족보는 우리나라나 동양의 일부 국가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 다른 나라에도 있다고 들었다.
족보학회도 설치되고 족보 도서관까지 있는 나라도 많다고 한다. 또한 지금까지 족보가 없었던 나라 가운데서도 잃어버린 자기들 조상의 뿌리를 찾으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가 하면 혈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족보는 세계 각국에 보급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매우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되고 있다. 족보는 시조부터 역대 조상의 얼이 담겨 있는 귀중한 가문의 첫째가는 가보이다.
우리는 부모와 조상을 추모하는 거룩한 뜻에서 후손을 가르치는데 힘쓰고 경건한 마음으로 잘 보존하여 길이 전하여야 하겠다.
우리 모두 족보를 소중히 간직하여 조상들이 목숨을 바쳐가면서 가문을 빛내고 지켜온 숭모사상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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