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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7.10일자)흙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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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7.10일자)흙의 마음
  • 청양신문
  • 승인 2000.07.10 00:00
  • 호수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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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마음
임 승 팔 (화성면 기덕리)
우주·생명·인간의 탄생
우주의 나이는 1백50억년 내지 2백년인데 소위 빅뱅이라고 하는 대폭발을 통해서 우주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1백억년 이상을 별 변화가 없다가 35억년전에야 생명이라고 하는 것이 발생하고 3백만년에서 1백만년전에야 인간이라고 하는 존재가 탄생했다.
우리의 생존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태양과 지구라는 조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우리가 먹는 것을 추적해 가면 결국 식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식물은 햇빛을 받아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

흙은 생명의 원천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햇빛, 공기, 물, 흙 등 어느 것 하나 없어서는 안되겠지만 그중에서도 흙의 존재는 가장 소중한 것임에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하에는 수많은 미생물들이 뒤엉켜 살고 지상에서는 각종 동·식물과 인간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가 흙에서 나오지 않은 존재가 없고 흙으로 돌아가지 않을 존재 또한 없다.
흙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생육하며 흙으로 다시 환원하는 일을 태초에서부터 영원토록 지속할 것이다.

과학문명의 허상
19세기 초반만 해도 과학기술은 인류에게 큰 행복을 가져오는 복음으로 여기고 섬겼지만 이제는 환멸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본다.
학자들은 전 인류가 지구상에 살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에 대한 인간의 관리책임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과학은 만능이 아니다.
인류에게 지대한 공헌을 한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와 있지 않나 생각된다.

하나 뿐인 지구
오늘날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 문명은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전제로 하고 엄청난 쓰레기를 마구 쏟아내고 있다.
지구는 지금 엄청난 쓰레기와 오염물질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농지는 살균제와 살충제, 화학비료 등의 과다한 살포로 심히 오염되어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고 있는 곡식, 과일, 채소, 고기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오염되어 있지 않다고 부인하지 못하는 현실을 서글퍼 할 따름이다.
우리가 살기 위해서는 먹고 입어야 하며 또한 주거공간이 필요하다.
결국 유한한 자원을 소비하는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필요 이상의 자원을 낭비하고 쓰레기를 양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 유한한 자원을 낭비하며 우리의 후손을 빈곤과 궁핍으로 몰아 넣어도 좋을 것인가 한번쯤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나 뿐인 지구를 살피고 지속 가능한 환경이나 미래를 생각한다면 적당한 빈곤을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환경파괴의 업보
심상치 않은 이상기후는 환경파괴의 업보가 인간들에게 되돌아 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여름철이면 탐스럽게 피어오르던 뭉게구름이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보이지 않는다.
지구의 환경을 치유하지 않으면 우순풍조의 기후도 기억으로만 존재 할지 모른다.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자연을 파괴하고 착취대상으로 삼았던 인간들의 오만이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흙의 마음
우리는 땅을 떠나서 살 수 없다.
미생물이나 동식물이 죽어가고 공기와 물이 심히 오염되어 죽어가는 땅(대지)에서 인류는 더이상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인류 존망의 위기에 직면하여 생태적 문제를 중심적으로 고려하지 않는 여하한 이론과 행동도 이제는 부질없는 잠꼬대에 지나지 않는다.
생태적 위기를 직시하고 미생물이나 흙의 신음하는 비명소리를 귀담아 듣고 너나 할 것없이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열린 마음으로 내면적으로 성숙한 사회를 향해 나가지 않으면 인류의 미래는 없을 것이다.
생태 복원이 흙의 마음에 순응하는 길이고 미생물, 동·식물 너나 할것 없이 우리의 후손과 지구가 살아남는 유일한 길임을 확신하고 이해와 참여의 폭이 확산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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