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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특별기고/ 운전예절, 1등국민 지름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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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특별기고/ 운전예절, 1등국민 지름길로
  • 청양신문
  • 승인 2000.11.04 00:00
  • 호수 3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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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신부의 욕설 조견표 ?
김시환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충청남도지부장

이 지구상에서 자동차가 가장 많은 나라가 미국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동차 사고가 제일 적은 나라 또한 미국이다.
이것은 습관화된 준법정신과 운전예절에서 오는 결과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주한미군 라디오방송은 한국을 소개하는 짧은 내용을 수시로 내보내고 있는데, 여기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횡단보도의 신호등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한국인 운전자들은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예사로 침범하기 때문에 보행자가 녹색불만 보고 길을 건너다간 큰일난다는 설명이다.
사실 우리의 경우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휴대폰을 붙들고 있는 운전자, 갑자기 끼여들거나, 버스전용차로나 갓길로 주행하는 차들, 출발이 늦지도 않았는데 경음기를 울려대고 빨리 가고 있는데도 전조등을 번쩍거리면서 달려드는 뒤차, 차장 밖으로 버리는 담배꽁초나 침을 뱉는가 하면, 매연을 뿜으면서 힘겹게 고개를 오르고 있는 트럭들이 좀처럼 양보하지 않는 등 예의를 벗어났거나 무질서한 경우가 다반사다.
외국에서는 노란색 어린이 보호버스가 서면 모든 방향의 차들이 다 멈추어 서서 어린이들이 다 갈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데, 우리는 오히려 앞지르기를 시도하거나 경음기를 울리는 등 난폭하게 운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날 우리 나라의 운전예절이 이 지경이니 성직자도 운전대를 잡으면 욕리 나오는 모양이다.
여기서 ‘한국일보’의 칼럼에 실린 애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것은 실화로 서울에서 프랑스 신부가 차를 사서 몰고 다니게 됐다.
어느 날 동행하던 수녀가 빨간불인데도 택시가 건너가자 신부가 ‘1번’하고 말하고, 갑자기 밀고 들어온 승용차를 향해 ‘2번’하고 소리를 질렀다.
궁금해진 수녀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자 신부는 종이를 보여주었는데 거기에는 1번은 ‘나쁜 놈’, 2번은 ‘개××’, 3번은 ‘죽어라’라고 씌어 있었다.
운전하다가 보니 화나는 일이 많은데 신부체면에 욕을 할 수도 없고 해서 이런 ‘욕설조견표’를 붙이고 다니며 숫자로나마 욕을 하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한 택시 때문에 하마터면 정면 충돌할 뻔한 일이 생겼다.
너무 놀라 얼굴이 하얘진 신부는 3번하고 외쳤다.
그러자 옆에 있던 수녀가 “아니에요. 1번에서 3번까지 다예요”하고 소리쳤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어이없고 창피한 일인가?
얼마 전 한 외국인은 우리의 교통현장에서의 무례함을 꼬집었다.
새벽 3~4시에 서울 시내 교통신호를 정확히 지키는 차는 모두 외국인이 운전하는 차량이었고, 또 평소 운행중인 차내에서 앞 뒤 자리를 넘나들며 떠드는 어린아이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방치하는 부모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우리의 일상화된 교통법규 무시와 운전예절의 부족함을 비판했다.
이렇게 남을 위하는 마음없이 자기편리위주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에 우리는 지금 전 국민이 교통사고로 인한 엄청난 아픔과 시련을 겪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아픔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분명히 기억하자.
운전자의 법규준수와 예절, 이 모두는 나부터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이것이 곧 1등 교통선진국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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